2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정책조정회의에서 우상호(오른쪽) 원내대표와 박완주 원내수석부대표가 의견을 나누고 있다. 뉴시스
2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정책조정회의에서 우상호(오른쪽) 원내대표와 박완주 원내수석부대표가 의견을 나누고 있다. 뉴시스
공공투자정책 특위 설치
연금법 개정안 발의키로

전문가 “노후 보장 기금
정부 위한 쌈짓돈 아냐”


더불어민주당이 20대 국회에서 국민연금을 임대주택 등 공공사업에 활용하는 내용의 국민연금법·국채법·공공자금관리기금법 개정안을 발의하기로 했다. 4·13총선에서 내걸었던 경제민주화 1호 공약을 본격 추진하는 것이다. 당시 국민의당도 국민연금을 활용해 청년세대에게 임대주택을 공급하는 공약을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다수의 연금 전문가들은 “국민의 노후소득 보장을 위해 모은 기금을 쌈짓돈처럼 써서는 안 된다”며 반대하고 나서 논란이 예상된다.

더민주는 26일 국민연금 공공투자정책 실현을 위한 ‘양극화 해소와 더불어 성장을 위한 국민연금 공공투자정책 특별위원회’를 당내에 설치한다고 밝혔다. 특위는 국민연금 기금을 매년 10조 원씩 10년간 100조 원을 투자해 공공임대주택과 국·공립 보육시설을 늘리는 방안을 법제화할 계획이다. 박광온 특위 위원장은 “주거와 보육 문제를 해결해 출산율을 높일 뿐 아니라 경기를 부양하고, 국민연금 기금의 새로운 투자처도 발굴하는 1석 3조의 정책”이라고 말했다.

특위는 활동 기한을 6개월로 한정했다. 빠르면 올해 말 개정안 발의가 가능하다는 얘기다. 국민의당도 만 35세 이하 청년과 신혼부부를 위한 임대주택을 국민연금 재원으로 조성하겠다는 총선공약을 내놓은 바 있기 때문에 반대할 명분이 적다. 여소야대 국면에서 두 당이 공조할 경우 여당이 강력하게 반대하지 않는 이상 개정안이 통과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그러나 보건복지부는 더민주의 움직임에 반대의 뜻을 분명히 했다. 최홍석 복지부 국민연금재정과장은 “국민연금 기금을 특정 목적에 활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게 복지부의 기본 입장”이라고 했다.

전문가들도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더민주는 정부가 공공정책 투자를 목적으로 한 특수 채권을 발행한 뒤 이를 국민연금 기금으로 사들이는 방법을 통해 기금을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직접 투자가 아닌 채권이기 때문에 안정적 수익이 보장된다는 논리다. 이에 대해 김용하 순천향대 교수는 “채권을 발행한다면 국민연금 기금 운용위에서 수익성과 안정성을 고려해 알아서 투자를 하면 된다”며 “정부가 기금을 강제로 활용해 낮은 수익률을 내면 그 피해는 전부 국민연금 가입자에게 돌아간다”고 말했다. 윤석명 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민연금 기금은 정부가 마음대로 쓸 수 있는 돈이 아니라 2000여 만 명의 가입자가 노후를 위해 준비한 돈”이라며 “정부가 한번 기금을 빼서 쓰기 시작하면 다른 부처에서도 기금을 활용하려 욕심을 낼 수 있다”고 했다.

유민환 기자 yoogiz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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