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혼게이자이 “美·日 조율중”
기념공원 방문때 직접 대화
원폭투하 사죄로 비칠 우려에
2차대전때 미군포로 동석 검토
일본내 反美여론 달래기 효과


27일 일본 히로시마(廣島)를 방문할 예정인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히로시마평화기념공원 등에서 2차 세계대전 당시 원자폭탄 피해자들과 직접 대면하는 방안을 미국과 일본 정부가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오바마 대통령이 이번 방문에서 원폭 피해자들과 직접 만날 경우 원폭 투하에 대한 ‘사죄’ 의미로 새겨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 바 있으나, 오바마 대통령은 이 같은 우려를 최대한 경계하기 위해 옛 미군 포로들이 원폭 피해자들과 대면하는 데 동석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6일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오바마 대통령의 히로시마평화기념공원 방문 행사에서 원폭 피해자들과 오바마 대통령이 직접 대화하는 방안을 조율하고 있다. 또 이 과정에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에 포로로 잡힌 미군 출신들도 참석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정부는 오바마 대통령이 행사 진행 중 자연스럽게 원폭 피해자들과 대면하고 잠깐 대화를 나누는 방안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직 미국 대통령의 히로시마 방문은 이번이 처음이고, 미국 내에서는 아직도 히로시마와 나가사키(長崎)의 원폭 투하에 대해 2차 대전을 조기 종결시키기 위해 불가피한 조치였다는 긍정론이 우세하다.

따라서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방문이 원폭 투하에 대한 사죄라는 점을 부정하면서도 ‘핵 없는 세계’를 강조하기 위해 원폭 피해자들과의 접점을 찾아왔다.

특히 최근 오키나와(沖繩)에서 미군 부대 군무원에 의한 일본 여성 살해 사건이 발생해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미·일 정상회담을 예정보다 하루 앞당겨 실시할 만큼 오바마 대통령과 미국 정부는 일본 여론 달래기에 열을 쏟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의 원폭 피해자 직접 대면은 이 같은 일본 여론 달래기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또 오바마 대통령은 평화공원 내 원폭 희생자들의 사진과 유품 등이 보관된 원폭기념자료관도 견학한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아울러 오바마는 낭독 형식으로 발표할 메시지를 통해, 미국이 핵무기를 사용한 유일한 핵보유국으로서, 핵 군축을 위해 행동할 ‘도의적 책임’이 있다는 점을 언급하고 히로시마·나가사키 원폭 희생자뿐 아니라 2차 세계대전 당시 목숨을 잃은 모든 희생자를 추모할 것으로 전망했다.

박준희 기자 vinkey@munhwa.com
박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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