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내 ‘3대 천왕’이라고 불릴 정도로 무서운 선생님으로 알고 있었는데, 캠핑을 같이 하면서 제자들을 아끼고 위하는 선생님의 진심을 알게 됐습니다.”
대구 수성구 무학로 능인중학교 학생들은 김한수 선생님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다. 김 교사에 대한 학부모들의 평가는 더 대단하다. 한마디로 “요즘에도 이런 선생님이 계신가?”라는 반응이다.
얼마 전 열린 선생님·학생·학부모 동반 가족 캠프를 다녀온 뒤 이 같은 평가는 급속히 확산됐다. 3학년 7반 학생들은 김 교사와 함께 지난 14일 대구교육청 지원을 받아 대구 동구 용천로 대구교육 팔공산수련원에서 1박 2일의 ‘온 가족이 함께하는 가족 행복캠프’를 다녀왔다. 교사와 학생·학부모 등 72명이 동행했다.
학생들은 캠프에서 소중한 시간을 가졌다. ‘공동체 마을 만들기’ ‘부모님께 편지쓰기’ ‘촛불의식’ ‘부모님과 가족을 위한 야식 만들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체험하면서 선생님·학부모와 소통의 폭을 넓혔다. 원래 이 캠핑 프로그램은 김 교사가 7년 전쯤, 학생·학부모와의 소통을 넓힐 방법을 고민하다 시작됐다. 김 교사는 학부모들과의 모임에서 교사·학생·학부모가 참여하는 가족 캠프를 갖자고 제안했다. 올해부터는 대구교육청의 지원을 받아 학교의 대표적인 ‘힐링 프로그램’으로 자리하게 됐다.
처음에는 김 교사가 사비를 들여 캠프를 시작했다. 김 교사는 “교육은 집과 학교에서만 이뤄지는 게 아니라 교사와 학부모가 한마음이 돼야만 학생들을 진정으로 이끌 수 있다”며 “그런 방안을 고민하다가 맡은 반 학생들을 대상으로 가족캠프를 시작했는데,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캠핑을 다녀온 박규형 학생은 “소극적이고 잘 어울리지 못하는 반 친구가 있었는데, 캠핑을 통해 친하게 됐고 부모님들이 조부모님에게 편지를 쓰는 시간이 있었는데 편지 내용을 들으면서 부모님을 더 잘 이해하게 됐다”고 말했다. 특히 학교에서 가장 무섭다고 소문난 세 명의 선생님 중 한 명인 담임 선생님이 솔선수범하면서 캠핑 준비를 하는 모습을 보고는 제자들을 사랑하는 마음을 직접 느낄 수 있었다고 전했다.
학부모들의 반응은 그 이상이다.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문제아’ 취급을 받던 A 군의 어머니 김영아(가명·41) 씨는 이번 가족캠프를 통해 아이를 되찾게 됐다며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김 씨는 “지난해 아이가 소위 말하는 ‘중2병’에 걸려 수업도 빠지고 담배도 피우는 등 도저히 학교생활을 이어가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러 전학까지 갔었다”며 “학교에 보내지 말아야 하나라는 생각마저 하고 있었는데 김 선생님을 만나고 가족캠프를 다녀오면서 아이가 확 바뀌었다”고 말했다. 김 씨는 “아직도 이런 선생님이 계신가 할 정도로 선생님이 아이를 내 자식처럼 생각하고 정성을 쏟아 주시면서 ‘중학교는 무난히 졸업할 수 있겠다’라는 생각도 하게 됐다”고 고마워했다. 김 씨는 “아이가 처음으로 좋은 선생님을 만났다며 좋아했다”고 전했다.
김 교사는 “예전에 성적이 하위 70%에 속하는 학생이 있었는데 계속 대화를 하고 캠프를 같이 다녀오면서 마음을 다잡게 하자, 상위 30%까지 성적을 올려 기능사대회에서 3위에 오른 경우도 있었다”고 소개했다. 김 교사는 “제자들과 캠핑을 하면서 서로에 대한 오해가 사라지게 됐다”며 “아이들이 선생님에 대해 매우 보수적인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함께 캠핑하고 나면 공감대가 형성돼 선생님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진다”고 말했다.
능인중은 가족캠프를 통해 ‘학급 공동체’ 의식을 높일 수 있었고, 학생 활동을 실질적으로 부모님들이 관찰함으로써 자녀에 대한 인식을 정립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또 부모님들의 활동 모습을 통해 학생들도 공동체 생활에서의 올바른 모습을 보고 배울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임대환 기자 hwan91@munhwa.com hwan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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