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정치에 대한 염증 ‘돌풍’
넉달만에 16명 꺾고 본선행
美유권자 1000명 대상 조사
“변화 가져올것” 33%P 우세
“경제이슈 대처” 10%P 앞서
외교만 클린턴에 10%P 뒤져
“불가능했고, 생각지도 않았지만 이제는 불가피해졌다.(Impossible, unthinkable and now inevitable)”
26일 1239명의 대의원을 확보하며 매직넘버(1237명)를 돌파,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를 확정한 도널드 트럼프(사진)에 대한 영국 일간 가디언의 평가다.
26일 뉴욕타임스(NYT)의 집계에 따르면 트럼프는 이날까지 모두 1239명의 대의원을 확보해 오는 7월 클리블랜드에서 열리는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대관식’만을 남겨두게 됐다. 이날 공화당 경선이 열리진 않았지만, 그동안 트럼프 지지 의사를 밝히지 않았던 슈퍼대의원들이 AP에 “전당대회에서 트럼프를 지지하겠다”고 확인하며 그의 본선행이 확정됐다. 트럼프는 노스다코타주 비스마르크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명예롭게 생각한다. 이 사람들이 나를 명예롭게 만들어줬다”며 지지자들에게 영광을 돌렸다. 이어 “힐러리는 경선을 매듭짓지 못할 것”이라고 말해 아직 매직넘버를 달성하지 못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에 대한 공세를 펼쳤다.
트럼프의 공화당 대선 후보 확정은 미국 정치사에 길이 남을 충격적인 사건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부동산 재벌로 워싱턴 주류에서 멀리 떨어진 ‘아웃사이더’인 트럼프는 지난해 6월 출마 선언 이후 줄곧 경선 및 여론조사 선두를 유지하며 에이브러햄 링컨의 정당을 공황상태에 빠뜨렸다. 공화당 주류는 총공세를 펼치며 트럼프의 과반 대의원 확보를 막고 7월 중재 전당대회를 개최해 제3 후보를 본선에 내보내려고 했지만 무섭게 불어닥치는 트럼프 바람을 잠재울 수 없었다. 트럼프는 공화당 대선 후보가 되는 과정에서 당의 외피만 빌렸을 뿐 당의 이념과 정책은 수용하지 않아 공화당 주류 세력들과 여전히 전쟁 중이다.
특히 정치 명문 부시가(家)의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 ‘공화당의 미래’ 마코 루비오(플로리다) 상원의원, 티파티의 총아 테드 크루즈(텍사스) 상원의원 등 무려 16명의 후보를 4개월 만에 무너뜨린 트럼프의 저력은 클린턴 전 장관과의 본선 대결에서도 결코 쉽게 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낳는다. 실제로 트럼프는 지난해 7월 클린턴 전 장관과의 양자대결 여론조사에서 20%포인트 이상 뒤졌지만 점점 차이를 줄여 갔고, 최근 워싱턴포스트(WP)와 ABC 뉴스의 여론조사에서 46% 대 44%로 앞서는 등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있다.
트럼프의 인기 비결은 기성 정치에 지친 미국인들의 변화에 대한 열망이 기반이 됐다는 것이 주된 분석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NBC 뉴스가 지난 15∼19일 미국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전화 여론조사 결과, ‘누가 워싱턴에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55%가 트럼프를 꼽은 반면, 22%만이 클린턴 전 장관을 선택해 무려 33%포인트 차이를 보였다. 트럼프는 또 ‘월스트리트와 무역 등 경제 분야 이슈에 누가 잘 대처할 것인가’는 질문에서도 클린턴 전 장관에게 10%포인트 차이로 앞섰다. 클린턴 전 장관은 ‘외교정책을 누가 더 잘 펼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서 트럼프에게 10%포인트 차이로 앞섰다.
한편 트럼프가 본선에서 폭넓은 지지를 받기 위해서는 경선과정에서 보인 막말과 차별정책 등을 수정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트럼프는 지난해 6월 출마 당시부터 이민자들을 범죄자로 취급하고 멕시코와의 국경에 거대한 장벽을 쌓겠다고 발언하는 등 극우 성향을 숨기지 않았다. 미 선거 전문가들은 트럼프가 7월 전당대회를 기점으로 중도층을 끌어안을 수 있는 선거 전략을 가동, 본선에 대비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대종 기자 bigpaper@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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