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화웨이가 삼성전자를 상대로 특허권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화웨이는 소비자들에게는 스마트폰 제조기업으로 익숙하지만, 차세대 성장산업으로 주목받는 5G 이동통신과 사물인터넷 관련 기술 기반을 가진 통신장비 제조기업이기도 하다. 화웨이는 삼성전자가 자사의 특허기술인 4G 이동통신 기술, 운영 시스템 및 사용자 인터페이스 소프트웨어를 허가를 받지 않고 사용했다며 미국의 캘리포니아 새너제이 연방지방법원과 중국 선전 중급법원에 특허 침해에 따른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중국 기업이 삼성전자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중국은 그동안 국제사회에서 지적재산권을 보호하지 않는다는 비판을 받아왔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다.
특허는 경쟁 전략의 관점에서 시장에서의 경쟁 구조를 형성하는 핵심 요소이며, 제품 시장에 뒤늦게 진입하는 후발 기업에는 대표적인 진입 장벽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특히, 글로벌 기업 간에 경쟁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또는 기술적 우위의 이미지를 강화할 목적으로 특허 분쟁이 끊이지 않는다. 가깝게는 2011년 4월 특허권자인 애플의 소송 제기로 4년8개월 간 계속된 삼성 갤럭시 S와 갤럭시 탭 관련 특허 침해 소송이 있다.
그리고 글로벌 기업 간의 대표적인 특허분쟁으로는, 1986년 2월 미국의 텍사스 인스트루먼트가 삼성전자 및 일본 도시바를 포함한 19개사를 특허침해로 제소했다. 일본 도시바는 교차라이선스 협상을 맺고 추가로 1억3000만 달러의 배상금을 지급했고, 삼성전자는 8500만 달러를 배상금으로 지급했다. 미국 기업 간에는 폴라로이드와 코닥 간에 즉석카메라에 관한 특허분쟁으로 1976년부터 1990년까지의 오랜 소송 끝에 법원으로부터 코닥이 폴라로이드에 배상금 4억5000만 달러와 이자 4억5000만 달러를 지급하라는 명령을 받았다. 또한, 1992년에는 일본 미놀타가 미국 하니웰의 자동초점 카메라 기술특허를 침해한 사유로 제소돼 1억3000만 달러의 배상금 지불 명령을 받은 바 있다. 이러한 특허분쟁은 오늘날 정보통신기술(ICT)의 급속한 진전과 더불어 계속 증가하고 있다.
문제는, 중국 화웨이가 삼성전자에 제기한 특허소송이 우리 경제에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중국 기업들은 연구개발(R&D)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다. 지난해 화웨이는 매출의 15%에 이르는 596억 위안(약 10조8000억 원)을 R&D에 투자했고, 3898건의 특허를 출원해 2년 연속 세계 1위 자리를 차지했다. 미국 퀄컴(2442건), 중국 ZTE(2155건), 한국 삼성(1683건), 일본 미쓰비시 전기(1593건)가 그 뒤를 이었다. 한·중 간에 특허 출원 수는 이미 역전됐고 기술 경쟁력 격차도 없어졌다. 드론, 3D 프린터, 핀테크 등 신산업에서는 중국이 오히려 한국보다 앞서 나가고 있다. 중국이 한국 산업들 중 추격하고 싶어하는 산업은 메모리 반도체 하나뿐일 정도다. 중국의 무서운 기술 굴기(技術崛起) 다.
오늘날 제품과 서비스, 서비스와 서비스의 결합을 넘어 산업과 산업이 융합해 새로운 산업을 탄생시키고, ICT에 기반한 정보화 시대를 지나 4차 산업혁명이 진행되고 있다는 데 이견이 없다. 부실기업 퇴출을 통한 산업 구조조정의 흔들림 없는 추진과 함께 신(新)성장동력을 발굴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기업이 지속 가능한 기술 경쟁력 우위를 확보할 수 있도록 R&D 정책을 재점검하고 과학기술 혁신에 국가 역량을 총동원해야 할 때다.
주요뉴스
이슈NOW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