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원히 2인자에 머물 듯 하던 투어 3년차 배선우(22·삼천리)가 코스레코드를 갈아치우는 불꽃타를 앞세워 생애 첫 우승의 기회를 마련했다.
배선우는 27일 경기도 이천 휘닉스스프링스 골프장(파72·6천456야드)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 E1 채리티오픈 1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10개를 몰아쳤다.
이날 배선우가 적어낸 10언더파 62타는 2013년 대회 2라운드 때 김효주(21·롯데)가 세운 코스레코드(63타)를 1타 넘어선 새 기록이다
배선우는 “프로 선수가 된 뒤에 국내 대회에서 6언더파가 최고 성적이었다”면서 “샷이나 퍼팅이나 안 되는 게 없는 날이었다”고 말했다.
배선우는 작년에만 3차례 준우승에 3위도 3차례 했지만 우승 기회에서 좌절했던 아픔을 겪었다. 특히 특급 대회 한화금융클래식 때는 18번홀(파5)에서 더블보기를 저질러 2타차 리드를 날리고 눈물을 쏟았다.
평균타수 4위와 상금랭킹 6위라는 빼어난 성과를 거둔 작년 시즌이었지만 배선우가 ‘실패한 선수’로 팬들의 뇌리에 남았던 까닭이었다.
배선우는 “우승하려면 운이 어느 정도 따라줘야 하는데 내게는 그런 게 없었다”면서 “하지만 그런 실패와 좌절을 통해 더 단단해졌다”고 말했다. 배선우는 또 “이제 나도 우승할 때가 됐다는 생각을 많이 하고 있다”고 자신감을 숨기지 않았다.
이날 단 한번도 그린을 놓치지 않을만큼 완벽한 경기를 펼친 배선우는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 때부터 샷 감각이 아주 좋아서 이번 대회에도 기대했는데 이렇게 좋은 스코어가 나올 줄은 몰랐다”면서 “첫날 좋은 성적은 반갑긴 하지만 내일은 더 신중하게 치라는 뜻으로 알겠다”고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안개로 경기 시작이 2시간 가량 늦추면서 경기위원회가 원활한 경기 진행을 노리고 핀 위치를 아주 쉬운 곳으로 정한 덕에 이날 배선우 뿐 아니라 선두권 선수들은 신나는 버디 파티를 벌였다.
지난해 신장암 수술을 받아 두달 동안 투어를 쉬고도 복귀하고도 10차례 톱10 입상에 상금랭킹 14위를 차지한 7년차 이민영(24·한화)은 버디 10개와 보기 1개를 묶어 9언더파 63타를 쳤다.
배선우에 1타 뒤진 2위로 1라운드를 마친 이민영은 2014년 OK저축은행 박세리 인비테이셔널 우승 이후 2년 만에 생애 네번째 정상에 오를 기회를 잡았다.
이민영은 “시즌 초반에는 샷은 더 좋아졌는데 성적이 나지 않아 초조하고 마음이 흔들렸다”는 이민영은 “작년에 암 수술을 받고 나서 투어에 복귀했을 때 ‘필드에 나서는 것만도 행복하다’고 느꼈던 그 마음을 되찾으니 좋은 성적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이민영은 “지금까지 64타는 자주 쳤지만 63타는 처음”이라고 덧붙였다.
박성현에 이어 다승 2위(2승), 상금 2위, 평균타수 2위를 달리는 ‘대항마’ 장수연(22·롯데)도 버디를 무려 11개나 쓸어담으며 8언더파 64타를 쳐 시즌 3승의 디딤돌을 놨다.
장수연은 3퍼트 2개 등 보기 3개를 곁들인 바람에 아쉽게 선두 자리와 코스 레코드 경신을 놓쳤다.
장수연은 “올해는 대회 때마다 ‘욕심내지 말자’고 되뇌면서 플레이한다”면서 “오늘은 핀 위치도 쉬워 마음이 편했고 마음을 비웠더니 결과가 좋았다”고 말했다.
지난해 이 코스에서 8개홀 연속 버디라는 진기록을 세운 조윤지(25·NH투자증권)도 버디 파티에 동참했다.
조윤지는 보기 없이 버디 8개를 솎아내 장수연과 함께 선두 배선우에 2타차로 따라 붙었다.
여름에 강해진다는 조윤지는 “작년에도 이 대회에서 샷에 물이 오른 여세를 몰아 BMW챔피언십에서 우승했던 좋은 기억이 있다”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신인왕 레이스 1위 이소영(19·롯데)가 7언더파 65타를 때려 우승 경쟁에 합류했다.
휘닉스스프링스 골프장이 홈코스인 최혜정(24)도 6언더파 66타를 쳐 모처럼 선두권에 나섰다.
작년 시즌 최종전 포스코챔피언십에서 감격의 첫 우승컵을 안아 기대주로 떠올랐던 최혜정은 이번 시즌 들어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
최혜정은 “그동안 몸이 좋지 않아 샷이 나빴지만 요즘 몸이 나아지면서 샷이 살아나고 있다”면서 “늘 연습하던 코스라서 어디에 공을 떨궈야 할지를 손바닥 들여다보듯 알고 있는 게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안신애(26·해운대비치골프리조트)가 최혜정과 함께 선두에 3타 뒤진 선두권에 올라 작년 한국여자프로골프선수권대회에 이어 1년 만에 정상 복귀를 타진했다.
일본여자프로골프 투어 상금랭킹 2위 김하늘(28·하이트진로)은 보기없이 버디 4개를 골라내는 깔끔한 플레이 끝에 리더보드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김하늘은 “연습 라운드도 충분하지 못했지만 첫날 무난하게 경기를 치러 만족스럽다”고 밝혔다.
<연합뉴스>연합뉴스>
주요뉴스
이슈NOW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