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 대통령’ 이미지 부각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남은 임기 7개월간 방북 카드를 실현시키는 데 집중할 것이란 분석이 제기된다. 재임 기간 수차례 ‘한반도 레거시’ 만들기에 대한 의욕을 보였을 뿐 아니라 그게 자신이 시대 정신으로 내건 통합의 완결 형태인 통일을 대비하는 길이라는 신념 때문이다. 반 총장에게 방북 카드는 대권 도전에 유리한 입지를 마련해줄 것이라는 전망도 벌써 제기된다.

반 총장은 지난해 5월 개성을 방문할 예정이었으나 북한의 갑작스러운 태도 변화로 무산됐고, 12월에도 방북을 추진했으나 성사되지 못했다. 그럼에서 1년여 만의 방한에서 다시 방북에 대한 의지를 내비친 것은 ‘한반도 평화 메신저’로서 남은 7개월간의 임기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자 하는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방북이 성사될 경우 국제 갈등 조정자로서 유엔 사무총장의 이미지도 부각되고, 국내에서 대권 주자로서의 위상도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반 총장은 방한 첫날인 25일 제주 롯데호텔에서 열린 관훈클럽 간담회에서 “작년에 (북한에) 갈 기회가 상당히 무르익었는데 이루지 못했다”며 “그럼에도 계속 고위급 (대북) 대화채널을 열고 있다”고 밝혔다. 26일 제주포럼 개막식 기조연설에서는 한반도 갈등 해결을 위해 “저는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개인적으로도 어떤 방식으로든 도움이 될 수 있는 방향으로 기여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최근 대남 대화 의지를 내비친 북한이 반 총장의 방북을 돌파구로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고려 대상이다. 북한의 인터넷 선전매체인 ‘메아리’는 지난 24일 반 총장에게 4월 집단 탈북한 북한의 해외식당 종업원 13명의 송환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반 총장이 방북해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과 면담을 하게 되면 단절된 남북 대화의 물꼬가 트일 가능성도 있다.
인지현 기자 loveofall@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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