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장 강력한 투쟁 장소
대통령이 발목잡지 말라”
노골적인 말까지 쏟아져
새누리는 갈등 봉합 급급
제20대 국회가 문을 연 30일 여야 3당은 같은 시간 첫 의원총회를 열고 일제히 ‘민생’을 살리겠다고 다짐하며 첫걸음을 내디뎠다. 그러나 총선 직후 다짐했던 ‘협치’는 온데간데없었다. 야당에서는 “국회야말로 야당에는 가장 강력한 투쟁 장소”라는 말까지 나왔다.
4·13 총선에서 38석을 얻어 명실상부한 3당체제를 만든 국민의당은 대통령과 양당체제에 대한 비판으로 첫 임기를 시작했다.
천정배 상임 공동대표는 이날 오전 10시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최근 5·18 기념곡 지정, 국회법 거부권 행사 등에서 보듯이,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 일각에서는 상생과 타협의 정치를 완강히 거부하고 여야 간 대결을 부추기고 있다. 민생과 민주주의를 후퇴시켜온 자세를 고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지원 원내대표도 “대통령은 국회의 발목을 잡지 않아야 한다. 이제 대통령께서 국회 발목 잡는 일을 하지 않아야 성공한 국회가 될 수 있고 박 대통령의 잔여 임기도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국회야말로 야당에 가장 강력한 투쟁 장소”라며 “세월호 특별법, 가습기, 어버이연합 등과 관련해 야 3당이 협력해 이 문제 처리를 최우선적으로 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의원총회를 부실채권 소각을 위한 세비 기부행사로 시작했다. 정쟁에 휘말리지 않고 ‘민생정당’의 이미지를 굳히겠다는 전략으로 읽힌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국회법 거부권 사태를 언급하며 “정치적인 쟁점에 매몰될 것이 아니라 우리가 국민에게 약속한 대로 민생에 충실한 태도를 보인다면 국민의 마음을 우리 편으로 끌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20대 국회에서 제1당으로 올라선 더민주는 여소야대 정국을 활용해 역사교과서 국정화 금지법, 테러방지법 개정안 등 정치적 논란을 야기할 수 있는 다수 법률안을 추진할 방침이다. 더민주 핵심 관계자는 “어버이연합 자금 지원 문제 등은 대선 때까지 정치이슈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이날 의총장에서조차 계파 갈등으로 인한 내분 사태를 봉합하는 데 급급했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앞으로 일하면서 청와대가 일방적으로 지시하고 당이 따르는 방식은 없을 것”이라고 공언했다. 정 원내대표는 “대의멸친이라는 말이 있다. 큰 이로움을 위해서 사사로운 인연을 끊는다는 것”이라며 “계파 이야기는 한 발짝도 못 나오도록 자제하고 절제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윤희·김다영 기자 wor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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