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과 가정을 가진 상황에서 학업에 매진하기가 매우 어려웠지만, 교수님과 학우들의 도움이 컸습니다.”(정홍자 안양시 청소년 육성재단 대표이사·왼쪽 사진)
“재학시절에는 녹음테이프를 너무 많이 들어 이명증이 오기도 하고 과로로 코피를 흘리는 상황도 많이 겪었죠.”(이금형 서원대 교수·가운데)
“방송대는 학사관리가 매우 엄격해 예습과 복습은 물론, 학습 내용을 필기한 메모를 늘 붙이고 다녔습니다.”(류정순 한국복식문화원장·오른쪽)
이들 ‘여성리더 3인방’은 한국방송통신대의 자랑거리다. 일·가정 양립이 매우 고달픈 사회, 경력단절 등 여성의 사회적 참여문제가 제대로 해결되지 않은 현실 속에서 난관을 뚫고 성공신화를 쓴 대표적 사례라는 점에서다. 방송대 재학생 중 여성 비중은 70%에 달한다. 여대를 제외하고 여학생 비율이 국내 대학 중 최고 수준이다. 방송대 출신으로 각계각층에서 활약하고 있는 여성 리더도 점차 늘고 있다.
정홍자(58) 대표이사는 유아교육과를 졸업하고 청소년 육성을 위해 헌신하고 있는 대표적인 리더 중 한 명이다. 재학 시절, 전국학생회장까지 지내는 등 학교 활동에도 적극적이었다. 정 대표이사는 30일 “교수님들이 항상 용기를 주며 독려했고, 방송대 학우들은 학생회 행사나 출석시험이 있을 때 서로 돌아가며 딸을 돌봐주기도 하고 학업을 반대했던 남편을 설득해 주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금형(58) 교수는 ‘여성경찰(女警)’의 살아 있는 신화로 불린다. 방송대 법학과를 졸업한 이 교수는 여경으로 시작해 여경 최초로 치안정감 자리에까지 올랐다. 부산지방경찰청장을 지내 ‘최고위직 여경’이라는 타이틀을 보유하고 있다. 이 교수는 방송대 출신임을 자랑스럽게 얘기한다. 이 교수는 “직접 녹음한 강의 테이프를 10번 이상 반복 청취하는 ‘녹음기 공부법’을 통해 열심히 공부했다”고 말했다.
류정순(66) 원장도 방송대 생활과학과를 졸업한 유명인이다. 1998년 ‘대한민국 한복명장’이 된 이후 대통령 표창을 3차례나 수상하면서 한복업계를 이끌어 오고 있다. 특히 류 원장 형제와 자매 등 4남매가 모두 방송대 동문이다. 류 원장은 “방송대는 학사관리가 매우 엄격해 예·복습은 물론 꾸준히 스터디 활동도 해야 했다”며 “학업을 포기하고 싶은 순간에는 어머니의 격려가 제일 힘이 됐고, 교수님과 동문들의 격려도 힘이 됐다”고 말했다.
이동국 방송대 총장 직무대리는 “여성인재 육성을 위해 지난 2010년 여성가족부와 멘토링 협약을 맺는 등 다방면의 노력을 기울여 오고 있다”며 “앞으로도 여성의 경력개발에 적극 나서 국가 경쟁력 제고에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임대환 기자 hwan91@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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