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세베니, 아니 너마저도!” 우간다가 북한과의 군사·안보 협력을 중단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북한 김정은은 배신감을 느끼며 이 같은 말을 내뱉었을 것이다. 요웨리 무세베니 우간다 대통령은 최근까지 ‘북한의 절친’이었다. 김일성과 북한에서 3번이나 회담을 했을 뿐만 아니라, 최근 열린 7차 북한 노동당대회에 축전을 보낸 두 외국 정상 중 한 명이다. 다른 한 명은 바사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이다. 북·우간다 관계가 좋았던 것은 양국의 군사·안보 협력 때문이었다. 우간다는 4만5000명 정규군을 보유한 동아프리카 군사 강국이다. 미·중·러·일과 같은 군사 대국에 둘러싸여 있으며, 핵으로 무장한 120만 북한군과 대치하고 있는 한국에선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다. 그러나 우간다군(軍)은 아프리카 기준에서 강군(强軍)이다. 우간다군의 움직임에 따라 과거 르완다와 콩고 내전의 양상이 바뀌었으며, 현재 우간다군은 여러 아프리카 나라에 유엔 평화유지군으로 파견돼 있다. 이런 우간다군을 육성하는 데 북한의 군사원조가 큰 역할을 했다.
우간다 하면 한국인은 이디 아민 전 대통령을 떠올린다. 무하마드 알리와 권투시합을 신청하는 등 독특한 언행으로 세계의 화젯거리였기 때문이다. 그 후 우간다는 주요 뉴스에서 사라져 갔다. ‘아프리카 국가는 국제 뉴스에 등장하지 않을수록 좋은 나라’라는 말이 있다. 좋은 일로 보도될 리는 거의 없고, 내전과 학살 아니면 기아 소식이기 때문이다. 무세베니 대통령은 30년간 철권통치한 독재자다. 그러나 우간다를 국제 주요 뉴스에서 잊어버리게 했다는 업적이 있다. 아프리카 기아는 대개 내전과 연관돼 있다. 종족·부족 간의 끊이지 않는 분쟁으로 정상적 경제활동을 불가능하게 했다. 따라서 아프리카 국가건설(state building)에서 중요한 과제 중 하나가 제대로 된 정규군 만들기다.
많은 아프리카 지도자들은 대한민국을 제2차 세계대전 이후에 독립한 옛 식민지 국가도 선진국 대열에 들어설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대표적 성공 모델로 간주하고 있다. 또, 한국형 개발협력 모델인 ‘코리아에이드(Korea Aid)’는 여러 아프리카 국가에서 각광받고 있다. 그렇기에 많은 경제인을 대동하고 경제협력을 강조한 박근혜 대통령의 이번 아프리카 방문은 현지에서 환영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한국의 경제 부흥도 한·미 상호안보조약으로 대표되는 한·미 동맹이 전제됐기 때문에 가능했다. 최소한의 안전이 보장되지 않고, 추수철만 되면 온갖 혁명군과 반군이 몰려와 약탈하는 곳에선 새마을운동이 불가능하다. 원조단체가 들어가려 해도 안전 문제로 못 들어가는 곳이 많다.
우간다는 북한 영향 때문에 한국군을 무시하는 경향이 있었다. 경제적으론 잘 살아도 군사적으론 별 볼 일 없는 존재로 알았던 것이다. 그런데 이미지가 바뀌었다. 남수단에 파견된 한빛부대 덕분이다. 이제 ‘태양의 후예’ 외교를 펼쳐야 한다. 경제외교·문화외교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이번 우간다 외교에서 ‘잡음’이 터져 나온 것도 우간다 군부내의 친북파 때문이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군사협력외교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보여준 것이다. 이제 ‘태후’는 드라마 속에만 존재해선 안 된다. 현실에서 구현될 때가 됐다.
sjhwa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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