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완주(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김도읍 새누리당·김관영 국민의당 원내수석부대표가 30일 국회 귀빈식당에서 20대 국회 원구성 관련 회의에 앞서 손을 맞잡고 있다.   연합뉴스
박완주(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김도읍 새누리당·김관영 국민의당 원내수석부대표가 30일 국회 귀빈식당에서 20대 국회 원구성 관련 회의에 앞서 손을 맞잡고 있다. 연합뉴스
52건 상당수 ‘재발의’

27시간 노숙 ‘1호 법안’
파주시 지원위한 민원용

“의욕은 나무랄수 없지만
얼마나 검토했는지 의문
보여주기 입법재연 우려”


19대 국회 종료와 함께 폐기됐던 법안이 20대 국회에서 토씨 하나 거의 바뀌지 않은 채 재발의되거나 비슷한 내용의 법안이 이름만 달리해 무더기로 발의되는 등 19대 국회의 입법 구태가 재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31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0대 국회 개원 첫날이었던 전날 모두 52개 법안이 접수됐다. 19대 국회 첫날 발의된 53건에 비해 줄어들었지만, 당시에는 대선을 앞두고 여야가 31건의 법안을 당론 발의한 것을 감안한다면 개원 첫날 개별 의원들의 법안 발의는 늘었다고 할 수 있다. 15∼17대 국회에서는 첫날 발의된 법안이 아예 없거나 한 자릿수였지만, 18대 때 11건으로 늘어난 뒤 폭증하고 있다.

제출된 법안의 상당수는 비슷한 내용을 담고 있거나 19대 국회 때 발의된 것이었다. 새누리당 이종배·홍문표·경대수·이명수 의원은 30일 정부조직법 일부 개정 법률안을 발의했다. 내용은 노인청, 노인복지청, 노인복지지원청 등을 신설해야 한다는 것으로 사실상 동일했다. 이 중 이종배·홍문표 의원은 19대 국회 때도 같은 내용의 법안을 발의했다.

이찬열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개원 첫날 법안 10건을 발의했으며, 이 가운데 2건이 지난 국회에서 제출됐다 폐기된 법안과 같았다. 19대 국회에서는 모두 1만5444건의 의원 입법안이 발의돼 이 중 9809건이 임기 만료 등으로 폐기돼 의원들이 실적 쌓기용으로 무더기 입법을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었다.

지역 민원과 관련된 특별법 발의 남발도 여전했다. 보좌진이 27시간 동안 노숙을 하며 20대 국회 법안 1호를 차지한 박정 더민주 의원은 ‘통일경제파주특별자치시의 설치 및 파주평화경제특별구역의 조성·운영과 지원에 관한 특별법안’을 발의했다. 박명재 새누리당 의원도 ‘울릉도·독도지역 지원 특별법안’을 이날 제출했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의욕적으로 법안을 내는 것을 나무랄 수 없지만, 국회가 개원하자마자 제출된 법안들이 얼마나 많은 검토를 거쳤는지 의문”이라며 “여야가 모두 민생정치를 외치고 있지만, ‘보여주기’, ‘생색내기’용 법안 발의가 재연되는 것 같아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한편 새누리당은 30일 소속 의원 122명 전원이 발의자로 참여해 청년기본법안 등 총 9건을 당론 발의했다. 새누리당 당론 발의 법안에 포함돼 있는 규제프리존 특별법에는 국민의당 김관영·김동철·장병완 의원 등도 발의자로 이름을 올려 눈길을 끌었다. 위성곤 더민주 의원은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 활동 기간을 2017년 2월까지 연장하는 개정안을 이날 발의했다.

김병채 기자 haasski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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