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매점 로비 의혹 관련
檢 조만간 참고인 신분 소환

정운호 원정도박 변호 관련
검찰관계자 조사도 불가피


검찰이 네이처리퍼블릭의 서울지하철 매장 재계약을 위해 검사장 출신 홍만표(57) 변호사가 로비 목적으로 서울메트로 고위관계자 K 씨를 만났다는 의혹과 관련, K 씨를 조만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은 홍 변호사의 로비 의혹에 연루된 다른 인물에 대해 신속히 조사할 방침인 것으로 31일 전해졌다. 이에 따라 홍 변호사가 지난해 정운호(51)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의 도박 혐의를 변호할 당시 돈을 받아가며 친분을 드러낸 검찰 관계자에 대한 조사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이원석)는 2011년 말 지하철 매장 재계약과 관련해 네이처리퍼블릭과 법적 다툼을 벌이고 있던 서울메트로의 고위관계자 K 씨와 홍 변호사가 만난 사실을 파악했다. 검찰은 K 씨를 불러 홍 변호사의 로비 여부를 조사한다는 계획이다. 홍 변호사는 정 대표로부터 로비 명목의 돈을 받은 후 학연과 지연을 활용해 로비 대상자에게 접근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 변호사는 정 대표의 부탁을 받기 전 K 씨를 알지 못했지만 대학 동문 및 동향 출신임을 내세워 그를 만났고, 정 대표의 매장 재계약 문제에 대한 협상을 유도하려 했다. 정 대표가 로비를 벌여 확보하려 했던 매장들은 임대료 부풀리기 수법 등으로 그의 비자금 통로가 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은 서울메트로 외에도 홍 변호사가 정 대표로부터 돈을 받고 비슷한 수법으로 사업로비 청탁을 위해 서울시 고위관계자를 상대로 로비를 벌인 것으로 보고 관련자들을 소환조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로비에 더해 정 대표와 홍 변호사의 법조로비 의혹도 잇따라 불거지고 있다. 정 대표는 최근 검찰 조사에서 “홍 변호사가 검찰 고위관계자 청탁 명목으로 돈을 받아갔다”는 내용의 진술을 했다. 홍 변호사는 이에 대해 전면 부인하고 있지만, 검찰은 정 대표의 진술을 토대로 홍 변호사와 검찰 고위관계자와의 접촉 여부를 확인하고 조사할 계획이다.

한편, 원정도박 사건 재판 과정에서 검찰의 보석 관련 의견 제출 전인 올해 초 부장판사 출신 최유정(여·46) 변호사가 사법연수원 동기인 서울중앙지검 S 강력부장과 J 공판부장을 만나 “정 대표 보석에 반대하지 말라”고 요청했고 검찰은 이후 정 대표 측의 보석 청구에 대해 ‘석방해도 무방하다’는 뜻의 ‘적의(適宜) 처리’ 의견을 냈다. 이에 대해 검찰은 최 변호사의 부탁과는 별개로 절차대로 처리했다는 입장이다.

정철순 기자 csjeong1101@munhwa.com
정철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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