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유가 타격에 재정난 심각
내주 글로벌銀 제안서 받아
올·내년중 추가 발행하기로


석유 부국 사우디아라비아가 저유가로 인한 재정난에 이르면 7월에 사상 처음으로 150억 달러(약 17조850억 원) 규모의 달러화 표시 국채를 발행한다. 사우디가 국채 시장에 손을 내밀었다는 것은 사우디가 마주한 재정위기가 그만큼 심각하다는 의미다.

1일 블룸버그 통신과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은 사우디 재무부와 새로 신설된 국채관리청이 6∼7일 글로벌 은행들로부터 사우디 최초 달러화 표시 국채 발행에 대한 제안서를 받을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여기에는 도쿄미쓰비시은행과 HSBC, JP모건이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BNP파리바와 씨티그룹, 도이치뱅크,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등도 참여할 가능성이 있다.

사우디 정부는 제안서를 받은 뒤 6월 중순에 우선 순위 은행 명단을 작성해 라마단(이슬람 금식성월·6월 6일∼7월 5일)이 끝나는 7월에 국채 발행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발행 규모는 150억 달러이며 만기는 최대 30년까지다. 사우디 정부는 이번 발행 이후에도 올해와 내년에 국채를 추가 발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4월에 사우디가 25년 만에 처음으로 글로벌 은행들로부터 100억 달러를 대출받은 데 이어 사상 처음으로 국채 발행에까지 나선 것은 저유가에 따른 재정난이 심각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원유 수출 세입이 23%나 감소하면서 재정 적자가 사상 최대인 3670억 리얄(약 116조 원)을 기록했다.

저유가에 시달리는 다른 중동 산유국들도 국채 발행을 통해 구멍 난 재정을 메꾸고 있다. 카타르가 5월에 90억 달러 규모의 국채를 발행했으며, 4월에는 아랍에미리트(UAE) 토후국 중 하나인 아부다비가 50억 달러 규모의 국채를 발행했다. 오만은 조만간 10억∼20억 달러 규모 국채를 발행할 계획이다.

김석 기자 suk@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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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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