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닝메이트 후보 급부상
“공화 의원 자리 지키려면
트럼프 받아들여야” 경고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캠프의 ‘좌장’으로 외교안보 정책을 총괄하는 제프 세션스(공화·앨라배마·사진) 상원의원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효과적이지 못하다며 비판했다.

31일 세션스 의원은 미 정치 전문지 폴리티코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는 내가 수년간 지지해온 FTA 중 대부분이 효과적이지 못하다고 주장해 왔는데, 그의 말이 옳았다”고 밝혔다. 보호무역을 주장하고 있는 트럼프는 그간 수차례 FTA가 미국인의 일자리를 빼앗아간다며 반대 입장을 밝혀왔다. 그는 집권 시 한·미 FTA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등에 대해서도 폐기하거나 재협상하겠다고 주장하고 있다.

세션스 의원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2011년 한·미 FTA 서명 당시 매년 100억 달러(약 11조9000억 원)가량 수출이 늘어날 것이라고 약속했지만, 2015년 한국으로의 수출이 1억 달러 증가한 반면, 수입은 120억 달러 늘어나 무역적자가 240%나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어 “앞서 2000년 중국과의 무역협정에 찬성표를 던졌으나 결과는 같았다”고 덧붙였고, 오바마 행정부의 TPP 역시 반대한다고 밝혔다.

세션스 의원은 또 공화당 출신의 ‘제3 후보론’과 일부 주류 유력 인사들의 7월 클리블랜드 전당대회 불참 결정을 두고 당이 트럼프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트럼프는 이제 하나의 흐름이 됐기 때문에 공화당은 그에게 적응해야 한다”며 “당내 대부분 지도자가 트럼프 지지로 돌아서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트럼프를 지지하지 않는 이들은 자신의 자리를 지킬 수 없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트럼프와 단독회동 후에도 공식 지지 선언을 하지 않고 있는 폴 라이언 하원의장에 대해서도 “공화당 유권자들의 뜻을 받아들일 것을 충고한다”며 “당의 지도자가 되려면 이 같은 상황을 인식하고 지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트럼프는 31일 뉴욕 트럼프타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세션스는 환상적인 인물”이라며 그를 부통령 후보로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세션스 의원을 부통령 후보로 고려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물론이다”라며 “내가 고려하는 누군가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세션스는 연방 상원의원으로 있으며 나 이외에 다른 경선 주자를 대선 후보로 지지한 적이 없다”며 충성심을 높게 평가했다.

세션스 의원은 공화당 주류의 반(反) 트럼프 분위기가 강했던 지난 2월 말 가장 먼저 트럼프에 대한 공개 지지를 선언한 바 있다. 미 언론들은 세션스 의원이 의회와 가깝고 트럼프의 정책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 유력한 러닝메이트로 거론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대종 기자 bigpaper@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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