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업계 개선요구 무시해와
美·日 완화에 국제표준 뒤처져


마크 리퍼트(사진) 주한 미국대사가 1일 한국에만 존재하는 규제의 비효율성을 한탄하며 완화를 공개적으로 요구한 자동차 좌석 넓이 관련 규정은 50년 넘게 업계의 줄기찬 요구에도 불구, 개정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문화일보 6월 1일자 2면 참조) 완성차 업계에는 그동안 경차 등 소형차 개발에 이 규제가 걸림돌로 작용한다는 입장을 피력해왔지만, 상황은 바뀌지 않았다.

2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행 자동차 관리법의 자동차 및 자동차부품 성능과 기준에 관한 규칙 제24조 제2항, 제25조 제1항은 각각 ‘자동차 좌석 크기는 가로·세로 40㎝ 이상’, ‘앞좌석 등받이 뒷면과 뒷좌석 등받이 앞면 간 거리 65㎝ 이상’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는 지난 1962년 도로운송차량법(현 자동차 관리법)이 제정될 때부터 지금까지 한 번도 바뀌지 않은 채 ‘요지부동’인 상태로 운영됐다. 자동차가 보급되던 당시 일본의 도로운송차량법을 그대로 원용해 제정됐고 승객안전이나 편의를 위한다는 취지는 퇴색했지만 단 한 번도 손질을 거치지 않았다. 미국의 경우 총 너비가 1400㎜ 미만일 경우 좌석 너비를 350㎜ 이상으로 규정해놨고 심지어 일본도 380㎜ 이상으로 완화했다. 과도한 규제가 국제 표준에 뒤처지게 하는 결과까지 초래한 셈이다.

이 때문에 완성차 업체들은 경차 등 소형차 개발에 큰 족쇄가 되고 있다는 입장을 계속해서 제기했지만 받아들이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그나마 소형차를 한국에 들여오는 수입차 업체는 물론 상대 정부까지 나서 규제 폐지를 요구하자 담당 부처인 국토교통부가 지난 4월 “자동차 무역장벽 해소를 위해 규정을 계속 검토·보완하겠다”고 밝힌 게 전부다.

한편, 리퍼트 대사가 지적한 컴퓨터 데이터를 위한 별도 서버 마련 규정도 최근에야 규제개혁장관회의에서 삭제됐다. 클라우드 컴퓨팅 업계에 따르면 평생교육법 제33조 원격대학형태의 평생교육시설에 대해 정보기술(IT)설비 확보를 의무화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평생교육법, 사이버대학 설립·운영 규정의 서버 설비 기준 등은 ‘물리적으로 별도의 서버를 구성해야 한다’고 해석할 수밖에 없다며 개정을 요구해왔다.

이에 따라 지난달 18일 규제개혁장관회의에서 미래창조과학부는 ‘ICT 융합 신산업 규제혁신’ 방안을 통해 원격 교육 시 클라우드컴퓨팅 이용을 저해하는 전산설비 요건을 빼기로 했다.

박민철·이근평·임정환 기자 mindo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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