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매체 ‘가톨릭뉴스’ 밝혀
“차별적 용어…‘숨지다’가 최선”


언론매체는 주요 종교인의 죽음을 보도할 때 ‘열반’(涅槃·불교에서 사용), ‘소천’(召天·개신교), ‘선종’(善終·천주교) 등의 용어를 써왔다. 보통 성직자나 유명한 신자의 죽음을 전할 때 사용해온 용어다.

주로 천주교 뉴스를 보도하는, 독자층이 두꺼운 온라인 매체인 ‘가톨릭뉴스, 지금 여기’가 앞으로 ‘선종’이란 표현을 기사문에서 쓰지 않기로 했다고 밝혀 관심을 끈다. ‘선종’이란 단어가 뜻 자체는 좋지만 실제는 대상에 따라 선택적으로 쓰이는 차별적인 용어라는 인식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매체는 지난 5월 30일 ‘선종’한 천주교 인천교구장 최기산 주교의 기사에서 ‘최기산 주교, 심장마비로 숨져’라는 제목으로, “심장마비로 갑자기 세상을 떠났다”고 표현했다. 이어 31일 ‘죽음을 보도하는 용어에 대한 안내’라는 공지를 통해 공식적인 입장을 밝혔다.

공지에 따르면 교회 안에서 ‘선종’이란 단어는 일정한 사회적 지위를 지닌 이들에 대해 쓰이며, 특히 나이가 젊은 층에 대해서는 쓰이지 않는다는 것. 공지는 “이전의 교회 언론은 이런 이들(젊거나 유명하지 않은 신자)을 주된 보도 대상으로 생각하지 않았고, 그러한 은폐된 차별이 별문제가 되지 않았다. 또 이전의 교회 언론은 대부분 교회 내부의 일만을 다뤘지만 지금은 교회의 벽을 넘어 사회 문제 거의 전체를 다룬다”고 전제했다.

이어 “‘선종’이라는 단어가 차별적이기에 쓰기 어렵다고 보고, 이 세상을 떠나 하느님의 품에 안긴 모든 이들에 대해 ‘선종’ 대신 죽음에 대한 존중을 담아 쓸 보도 용어를 고민한 결과 ‘숨지다’라는 용어가 최선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매체는 아울러 대통령이 죽어도 ‘서거’와 같은 차별적인 용어를 쓰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영어권 교회 언론 대부분도 이미 예전에 쓰던 ‘pass away’(‘돌아가시다’는 높임말)를 쓰지 않고 ‘die’(일반적으로 ‘죽었다’는 의미)를 사용한다고 이 매체는 설명했다.

종교계 언론뿐 아니라 일반 언론도 관행적으로 유력한 종교인의 죽음을 ‘열반’ ‘소천’ ‘선종’ 등으로 써왔다. ‘지금 여기’의 시도가 다른 종교 매체에 영향을 줄지 관심을 끈다.

엄주엽 기자 ejyeob@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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