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곳곳의 세종학당에서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한국인으로서 가슴이 벅차오른다. 피부색도, 눈동자색도 각각 다른 이들이 ‘한국’이라는 창을 통해 새로운 꿈을 만나고 이뤄가는 것을 확인하기 때문이다. 수강생들을 만나면 꼭 물어보는 것이 있다. “왜 ‘한국어’를 선택했느냐”이다. 대부분 K-팝 그룹 ‘엑소’나 드라마 ‘태양의 후예’ 등 한국 대중문화로 인해 한국어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고 말한다. 매년 실시하는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2명 중 1명은 같은 답을 한다. 그 밖에 한국유학이나 한국기업 취업을 위해서란 응답도 있다. 그중 가장 눈길을 사로잡은 건 한국 경제성장의 비결을 배워 자국과 한국의 가교역할을 하고 싶다는 것이다.

세종학당은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통해 외국인들에게 한국을 올바르게 알리는 ‘세계 속 작은 한국’의 역할을 한다. 세계 54개국에 138개나 된다. 아프리카에는 케냐, 알제리, 짐바브웨, 나이지리아, 이집트 등 5개나 자리 잡고 있다. 아프리카에 처음 설립된 케냐의 나이로비 세종학당은 이미 수백 명의 지한파 젊은이를 배출했다. 과거 삼성이나 엘지를 중국기업으로 알고 있을 만큼 한국은 그들에게 생소한 나라였다. 그러나 지금은 ‘꿈의 나라’다. 자기 나라의 6분의 1가량에 불과한 국토 면적에 부존자원도 적은 한국이 세계 경제규모 11위(IMF), 수출규모 6위(WTO)라는 점에 놀라워하면서 ‘코리안 드림’을 열망한다. 한국기업 취업이나 유학 등 실제로 꿈을 이룬 세종학당 출신도 많다.

얼마 전 국내 대형병원의 국제진료센터에서 근무하고 있는 세종학당 출신을 만났다. 그는 외국인 환자대상 의료상담과 해외병원과의 협력 업무를 맡고 있다. 자국을 포함한 여러 나라와 한국을 잇는 징검다리 역할을 하는 셈이다. 최근에 모교인 세종학당을 찾아 후배들에게 장학금을 주면서 응원하기도 한 그는 “세종학당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세종학당이 단순히 한국어만 가르치는 곳이 아니라, 한국문화를 통해 ‘꿈’을 이룰 수 있게 돕는 곳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지난 5월 마지막 수요일 나이로비 세종학당에서 ‘해외 한국문화가 있는 날’이 열렸다. 국내에서 시행하는 ‘문화가 있는 날’을 해외로 확대해 외국인들에게 다양한 한국문화 체험 기회를 제공했다. 세종학당 수강생뿐 아니라 한국문화에 관심 있는 현지인 200여 명이 몰려 성황을 이뤘다. 마침 박근혜 대통령이 이곳 케냐를 비롯해 우간다, 에티오피아 등 아프리카 순방을 통해 문화교류 확대와 양국 간 경제협력 등을 논의해 행사 분위기도 한층 뜨거웠다.

세종학당은 한국어 교육기관이자 세계 곳곳에 한국문화를 알리는 전진기지이자, 국가 대표 브랜드다. 2012년 출범한 세종학당재단 역시 세종학당의 발전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중국 공자학원, 영국 브리티시카운슬 등 다른 나라의 자국어 보급기관의 규모나 예산에 비하면 아직도 부족하고 갈 길이 멀다. 정부와 국민의 많은 관심과 지원이 절실하다. 박 대통령의 이번 외교를 계기로 세종학당이 보다 나은 여건에서 문화교류를 더욱 확대하고, 아프리카 곳곳에서 우수한 지한파 인력을 양성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송향근 세종학당재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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