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나를 만들어가고… / 네이선 사와야 지음, 김이선 옮김 /엘리

조립식 블록 완구인 ‘레고’로 작품을 만드는 브릭 아티스트 네이선 사와야(위 사진)의 삶과 예술에 대한 이야기다. 레고는 ‘잘 놀다’라는 뜻의 덴마크어인 ‘레그 고트’(leg godt)에서 왔다. 레고를 매개로 ‘노는 듯이’ 살고 있는 네이선 사와야는 예술성이 뛰어난 작품과 극적인 인생 스토리로 레고 커뮤니티 안팎에서는 이미 유명 인사다.

2007년 랭커스터 미술관에서 가진 첫 개인전 이후 사와야의 작품은 예술 비평가와 일반 대중 모두로부터 주목을 받았다. 그의 ‘The Art of the Brick’ 전은 CNN이 선정한 ‘꼭 봐야 할 세계 10대 전시’로 미국 전역은 물론 2011년 호주를 시작으로 런던, 더블린, 파리, 취리히, 로마, 시드니, 멜버른, 암스테르담, 브뤼셀, 요하네스버그, 상하이(上海), 타이베이, 싱가포르 등에서 열려 많은 이들에게 창조에 대한 영감을 불러일으켰다.

그는 뉴욕에서 잘나가던 로펌 변호사였다. 그러나 어느 날 변호사 사무실을 박차고 나와 주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좋아하는 레고로 만든 작품으로 생계를 영위하는 풀타임 전업작가로 변신한다.

책에는 주위의 반대에 반신반의하던 시절부터 첫 전시를 치른 후 점점 완성도가 높아지는 작품들을 만들어가며 ‘예술은 (삶과 별개인) 옵션이 아니다’는 예술관을 형성하고 예술가로서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이 화보와 함께 상세하게 담겨 있다.

어린 시절 레고 시티를 만들던 추억, 초반 레고사와의 마찰, 첫 개인전의 기쁨과 예술가로서의 절망, 사진작가 딘 웨스트와의 협업, 데이비드 레터맨 쇼 출연, 존 레넌에 대한 추억, 한 여자와 그녀의 세 아이에 대한 사랑, 9·11 사태 이후 뉴욕에 보내는 러브레터 등에 얽힌 얘기는 유쾌하고 통쾌하며 감동적이다.

작가의 예술관에 영향을 준 선배 예술가들의 ‘촌철살인적인 명언’도 책 읽는 즐거움을 더해 준다. ‘굽히지 마라/희석하지 마라/논리적으로 만들려고 노력하지 마라/유행에 맞게 당신의 영혼을 편집하지 마라 /그보다는 당신의 가장 강력한 집착들에 철저히 따르라’라는 프란츠 카프카의 말은 전업 아티스트로 변신할 무렵 작가 자신의 심정을 대변한다.

이경택 기자 ktle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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