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윤식 장관은 오랜 공직생활을 하면서 특히 지방재정과 인연이 깊다. 홍 장관은 2009년 자신의 역할이 아닌데도 어쩌다가 지방재정 개편업무를 맡았고, 한 가지 작업을 해냈다. 지방소비세와 지방소득세를 도입한 것이다. 당시 지방자치를 시작한 지 15년 만에 가장 획기적인 사건으로 평가받았다.
그는 또 부동산교부세를 개편하고, 지역상생발전기금을 도입하는 업무를 했다. 지난 4월 발표한 재정안정화기금에 대한 아이디어도 홍 장관의 머릿속에서 나왔다. 지방세의 경우 부동산 경기에 매우 민감하게 좌우되기 때문에 예측하기가 어렵다. 경기가 좋아서 돈이 확 들어오면 막 쓰다가 이듬해 경기가 죽으면 어려움을 겪는 식이다. 미국이나 일본처럼 ‘레이니데이 펀드(Rainy Day Fund)’라고 해서 대비기금 제도를 두자는 게 홍 장관의 발상이다. 경기가 좋을 때 여유 자금을 따로 모아뒀다가 불경기에 활용하자는 것이다. 기금 설계 방식은 지자체의 상황에 따라 선택해서 조율하면 된다.
홍 장관은 “전문가 의견과 해외사례를 충분히 수렴해서 제도를 도입하면 지자체의 재정 안정에 큰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제주와 세종시가 가장 먼저 도입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이들 지역은 최근 부동산경기 활황으로 세입이 15∼20%가량 급상승한 곳이다.
홍 장관은 2001년 총리실에서 내무부와 경찰청 등 일반 행정을 담당할 당시 경찰, 검찰하고 같이 팀을 짜서 전과기록관리시스템을 개선했다. 어쩌다가 실수를 해서 호적에 빨간 줄이 생긴 이들이 있는데, 이들은 평생 고생을 하게 된다. 그걸 완전히 개혁해서 450만 명의 전과자들을 전과의 굴레에서 벗어나게 해준 것이다. 당시 전체 인구의 10%가 넘는 숫자였다. 이는 당시 김대중정부의 인권개선에도 큰 기여를 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있어 매우 보람 있었던 일로 기억하고 있다.
2007년에는 전국의 해안에 있는 철책을 걷어내는 일을 했다. 동해안에 가면 경포대 등 주요 해수욕장마다 철책이 있었는데 그것을 거의 모두 없앤 것. 부산 동백섬, 김포, 충남 서산 지역에 있는 철책도 국방부, 합참, 해군까지 합심해서 주로 어촌, 해수욕장 지역의 철책을 위주로 없애고 대신 경계 과학장비를 투입했다.
그는 러시아 시베리아의 석탄을 철도를 통해 북한 나진항으로 가져온 뒤 국내로 수입하는 ‘나진·하산 프로젝트’를 마무리하지 못하고 총리실을 나온 것을 가장 아쉽게 생각한다. 최근 북한 핵실험 등 북한 변수에 의해 진전이 안 돼 더욱 안타깝게 여긴다. 궁극적으로 북한이 변화해서 남북관계가 개선되고 동북아가 안정적으로 돼 그 프로젝트도 잘 마무리돼 동북아 물류문제가 해결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박양수 기자 yspark@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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