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유력 사모펀드(PEF)들이 잇따라 중국 부실채권 처리 사업에 진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 둔화로 중국 기업들의 부실채권이 급증하고 이를 해결하려는 중국 당국의 필요에 따라 중국의 부실채권이 PEF들의 새로운 시장이 돼 버린 셈이다.
3일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 등에 따르면 세계적인 부실채권 투자 전문 펀드인 오크트리는 이미 지난해부터 중국 부실 자산 매입을 실시했으며, 현재 베이징(北京)에서 상업용 부동산 프로젝트에 관여하고 있다. 오크트리는 중국 지방도시 부동산 투자는 고려하지 않고 있으며, 상하이(上海)와 베이징 등 대도시에서 투자 기회를 노리고 있다.
또 미국 대형 PEF인 콜버그크래비츠로버츠(KKR)는 중국 국유 부실채권처리회사(AMC)인 중국동방자산관리와 공동 출자 회사를 설립하기로 합의했다. KKR 관계자는 니혼게이자이신문에 “투자처에 필요한 자본과 노하우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회사는 중국 부실채권의 대부분에 부동산이 담보돼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어 부동산을 활용한 부실채권 최종 처리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도 베이징 사무소를 통해 투자 기회를 노리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지난 1997년에도 아시아 외환위기로 크게 증가한 중국 부실채권을 대거 처리한 바 있다. 당시 중국 당국은 정부 출자로 자산관리회사(AMC)를 설립해 국유 은행의 부실 채권을 매입했고 골드만삭스 등 해외 IB 등에 매각했다. 또 니혼게이자이신문은 “골드만삭스가 국유 상업은행 가운데 하나인 공상은행 외에 복수의 AMC로부터 약 200억 위안(약 3조6000억 원) 규모의 부실채권과 관련 자산을 매입한 실적이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고 전했다.
미국계 PEF 론스타도 중국 국유 AMC인 중국화융자산관리와 접촉해 부실채권 사업 제휴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신문은 론스타가 중국화융자산관리뿐만 아니라 여러 금융기관과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미국 사모펀드가 잇따라 중국에 진출하는 것은 거액의 부실채권을 떠안고 있는 금융기관들이 처리를 서두르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은행들의 부실채권 잔액은 올해 3월 말 기준으로 1조3921억 위안(252조 원)으로 전년대비 42% 증가했다. 아직 부실채권으로 분류하고 있진 않지만 향후 잠재적으로 부실화될 가능성이 있는 채권 규모도 3조2000억 위안(575조 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중국 정부가 과잉 생산능력이나 인력을 보유한 좀비기업들을 정리한다는 방침임에 따라 중국의 부실채권 규모는 증가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