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vs 북중러’ 재현 차단… 中에 “제재동참” 강력 메시지
北거래 中기업들 타격 ‘비상’… 美·中 전략대화도 난항 예고
미국이 대북제재 ‘구멍’인 중국을 상대로 연이어 칼을 빼 들었다. 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가 북한의 ‘돈줄’을 옥죄기 위해서는 중국의 협조가 필수적이라고 판단, 대북제재 집행 실무부처인 재무부·상무부·국무부 ‘트로이카’까지 총동원해 중국을 압박하고 있다. 최근 리수용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의 방중을 계기로 관계복원 움직임을 보이는 북·중 양국에 경고하는 선제 조치 성격도 강하다. 현재의 ‘한·미·일·중·러 5자 대 북한’ 구도를 ‘한·미·일 대 북·중·러’로 환원시키지 않겠다는 오바마 대통령의 강력한 의지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오바마 대통령은 북한이 비핵화에 나서지 않을 경우 내년 1월 임기 말까지 혹독한 대북제재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재무부·상무부·국무부 ‘트로이카’ 풀 가동 = 오바마 행정부의 단호한 대북제재 의지는 연일 확인되고 있다. 재무부가 1일 북한을 ‘주요 자금세탁 우려 대상국’으로 지정한 것이 신호탄이라면, 상무부의 이날 중국 최대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에 대한 조사 착수는 후속탄이다. 국무부의 대북인권 보고서도 곧 발표된다. 오바마 행정부가 신속하게 ‘트로이카’를 모두 가동하는 방식으로 북한뿐 아니라 중국에도 ‘대북제재에 적극 동참하지 않으면 대가를 치를 것’이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던지고 있는 셈이다. 이번 조치들이 일차적으로는 북한을 겨누고 있지만, 중국 기업도 포괄적으로 제재할 수 있는 내용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오바마 행정부는 임기 말까지 대북·대중 압박 강도를 더욱 끌어올릴 것이라는 사실도 공개적으로 표명하고 있다. 존 커비 국무부 대변인이 1일 “북한이 핵·미사일 발사 등 도발 행위를 지속하고, (비핵화라는) 국제 의무를 준수하지 않는 한 우리의 대북 압박은 중단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것이 대표적이다. 오바마 행정부의 이 같은 대북 강경 기조에 대해 일부에서는 ‘전략적 인내가 실패했다’는 비판을 의식, 일관성 있는 대북정책 원칙 고수 자체를 외교 업적으로 삼으려는 것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중국 기업 타격 예상 속 미·중 전략경제대화 ‘암운’ = 이 때문에 북한과 거래해온 중국 기업들은 앞으로 된서리를 맞을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 당장 중국은 북한이 ‘주요 자금세탁 우려 대상국’으로 지정되면서 자국 금융기관들이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화웨이까지 미국 상무부의 제재 위반 조사를 받게 되면서 비상이 걸렸다. 특히 화웨이는 상무부가 지난 3월 북한에 제한 품목을 재수출한 혐의로 제재 조치를 가한 중국 통신장비 업체 ZTE에 비해 영업이익이 4배 이상인 업체다. 2005년 마카오 방코델타아시아(BDA) 제재에 관여했던 데이비드 애셔 신안보센터 선임연구원은 “일련의 이번 조치로 북한은 금융이 원천 봉쇄될 것”이라고 말했고, 대북제재 전문가인 조슈아 스탠턴 변호사도 “재무부가 가장 강력한 대북제재를 부과했으며, 이는 사실상 북한과 거래하는 제3국을 겨냥한 매우 강력한 ‘세컨더리 보이콧’으로까지 확대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중국의 강력한 반발이 예상되는 가운데, 오는 6∼7일 예정된 미·중 전략경제대화는 순탄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상무부 조치로 미·중 간 갈등이 북핵·남중국해를 넘어 기술 분야로까지 전방위로 확대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워싱턴=신보영 특파원 boyoung22@munhwa.com
관련기사
주요뉴스
이슈NOW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