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 길어지면 모두가 불안
이우환 화백 이달말 귀국
압수 작품 보고 의견 낼 것”
“가짜 미술품을 만들고 유통하는 것은 큰 범죄입니다. 반드시 투명하게 진위를 밝혀야 합니다.”
경찰의 ‘이우환 위작’ 수사에서 이우환 화백의 법률대리인을 맡은 최순용(53·사진) 변호사가 최근 미술계의 잇단 위작·대작 논란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현재 이 화백 측의 입장을 대변하는 변호사이지만, 1990년대에 불거진 천경자 화백의 ‘미인도’ 위작 사건 때는 담당 수사 검사로 활약한 바 있다.
‘미인도’ 파문, 조영남 대작 사건에 이어 세계적으로 한국 화단을 대표하는 이 화백 그림 위작 사건까지 겹치면서 미술계가 휘청거리고 있다.
최 변호사는 3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 화백의 법률 대리를 하고 있는 변호사로서 개인적 의견을 말하는 것은 적절치 않지만 지금 벌어지고 있는 사건들의 진실은 분명하게 밝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문화적 선진국의 토양이 점점 쌓여가는 요즘, 이 같은 논란은 하루빨리 해소돼야 한다. 1년 이상 수사가 길어져 작가도 힘들고 작품의 소장자들도 불안하다. 이번 사건이 미술 시장이 정화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2일 이 화백 작품 모방 의혹으로 압수했던 13점의 그림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해 감정한 결과, 모두 진품이 아닌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프랑스에 머물고 있는 이 화백은 국과수 감정에 앞서 “위작이 없다”고 말한 것으로 국내에 전해진 바 있다. 이에 대해 최 변호사는 “이 화백이 내가 본 그림 중에 위작이 없다고 한 것인데 내 그림에 위작이 없다는 식으로 와전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화백도 실은 이번 사건의 피해자나 다름없다. 의혹이 있는 작품을 생존 작가에게 먼저 보여주지 않고 일방적으로 결과부터 발표하는 상황이 매우 유감스럽다”며 “이 화백이 이달 말쯤 귀국한다. 최대한 빨리 압수된 작품을 보고 의견을 낼 계획”이라고 전했다.
천 화백의 ‘미인도’는 작가가 위작이라고 주장했으나 일부 전문가들이 진품이라고 판정한 반면에 이 화백의 그림들은 작가가 위작이 없는 쪽에 무게를 뒀으나 경찰 수사에 의해 위작으로 판정 난 상황이다. 최 변호사는 1999년 서울중앙지검의 고서화 위조범 수사 담당 검사였다. 당시 수사는 고서화의 위조와 유통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으나 위조범 권춘식 씨가 천 화백의 ‘미인도’를 자신이 위조했다고 자백하면서 1991년 이후 다시 한 번 진품 논란을 촉발했다.
최 변호사는 “그때 담당 검사로서 권 씨에게 법률 적용을 검토했으나 공소시효(3년)가 지나 발표만 하고 끝났다”면서 “최근 ‘미인도’ 진품 논란이 불거지는 것을 보고 느끼는 점이 많다. 수사는 당연히 공정하고 엄정하게 이뤄져야 한다. 적어도 공정해 보여야 한다”고 꼬집었다.
김인구 기자 clark@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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