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칸타타여자오픈에서 깜짝 우승을 차지한 박성원이 캐디를 맡은 제주 토박이 티칭 프로 허남준 씨와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다.(KLPGA 제공)
롯데칸타타여자오픈에서 깜짝 우승을 차지한 박성원이 캐디를 맡은 제주 토박이 티칭 프로 허남준 씨와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다.(KLPGA 제공)
“제주 현지 캐디 덕입니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롯데칸타타여자오픈에 예선을 거쳐 출전해 우승까지 일군 박성원(23·금성침대)의 ‘무명 반란’에는 제주도 현지 캐디의 뒷받침이 있었다.

박성원은 이번에 제주도 출신 레슨 프로 허남준(45)씨에게 백을 맡겼다.

박성원은 동료 선수 캐디의 소개로 허 씨를 만났다.

허 씨는 제주도 토박이다. 한국프로골프협회 티칭 프로 자격을 딴 뒤 20년 넘게 제주도에서 골프를 가르쳤다.

정일미(44), 홍진주(33·대방건설) 등 KLPGA 투어 고참 선수들이 제주도에서 대회를 치를 때 백을 멘 적도 있다.

박성원은 “거리와 라인을 봐주는 것보다 심리적으로 안정시켜줬다”고 허 씨의 역할을 설명했다.

허 씨가 박성원에게 “우리가 정한 거리와 방향을 믿고 치라”고 요구했다.

박성원은 “그 말을 믿고 쳤더니 공이 원하는 방향, 거리로 날아갔다”고 말했다.

난생처음 최종 라운드 챔피언조 경기를 치른 박성원이 흔들림 없이 생애 최고의 샷을 날릴 수 있었던 원동력이었다.

“공식 연습 때까지도 샷이 신통치 않았다”는 박성원은 “신뢰감이 커질수록 공이 잘 맞았다”고 털어놨다.

난생처음 우승 기회를 맞은 박성원이 긴장을 털어버리고 제 실력을 발휘한 것도 허 씨의 공이 컸다.

허 씨는 박성원에게 “긴장하면 샷이 빨라지고 실수가 나온다”면서 “스윙 리듬이 빨라지지 않으려면 걸음을 일부러 천천히 걸으라”고 조언했다.

박성원은 최종 라운드 내내 천천히 걸었다. 박성원은 “마음 속으로 긴장한 건 사실이지만 겉으로 나타나지 않으려고 하다 보니 긴장감이 많이 누그러졌다”고 말했다.

박성원의 백은 원래 아버지 박석우(51) 씨가 멨다.

2년 동안 투어 생활을 하면서 번 상금이 3천800만여만원 뿐인 박성원은 “전문 캐디를 고용할 만큼 상금을 벌지 못해서 아버지가 캐디 역할을 해왔다”면서 아버지 박 씨의 캐디로서 능력에 대해 “퍼팅 라인을 물어보기가 곤란하다”며 웃었다.

박성원은 오는 11일부터 사흘 동안 제주 엘리시안 골프장에서 열리는 S오일챔피언스 인비테이셔널에도 허 씨에게 백을 맡길 예정이다.

허 씨는 “들뜬 마음을 가라앉히고 다시 시작하자고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허 씨는 박성원의 전담 캐디로 나설 계획은 아직 없다. 허 씨는 “내 스케줄이 따로 있어서 당장은 어렵다”고 밝혔다.

다만 8월 제주 오라골프장에서 열리는 삼다수 마스터즈 때는 또 한 번 박성원의 캐디를 맡는다.

뜻하지 않은 생애 첫 우승을 거둔 박성원은 “우승하기 전에는 우승 한번 해보는 게 소원이었지만 이제는 3승, 4승을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우승 상금으로 1억2천만원이라는 거금을 받은 박성원은 “제주 공항 면세점에서 조금만 쓰겠다”면서 “부모님께 드릴 선물을 사겠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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