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우선 배분 특례규정
배분기준 바꿔도 개선안돼
지방재정 총량 크게 늘었지만
세원 불균형에 ‘부익부빈익빈’
인구·징수실적 비율 낮추고
재정력지수 반영 20%→30%
법인지방소득세 절반 공동세로
정부·자치단체 ‘개편안 갈등’
행정자치부가 지난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발표한 ‘지방재정 형평성·건전성 강화’ 방안이 일부 지방자치단체의 거센 반발로 난관에 부닥쳤다. 지역 간 재정력 격차를 해소하려고 도입한 조정교부세 제도가 되레 시·군 간 재정 불평등을 키우고, 특히 경기도의 우선 특례 제도가 조정교부금 제도의 근간을 뒤흔드는 비정상적 상황을 바로잡고자 하는 정부의 시도가 발목을 잡힌 것이다. 이에 현행 교부세 제도의 문제점은 무엇이고, 저성장과 낮은 조세부담으로 복지 수요를 충족시켜야 하는 시대 상황에서 지방재정 건전성 확보를 위해 과연 어떠한 선택을 하는 게 합리적인지를 3회에 걸쳐 집중 조명한다.
경기도 일부 지방자치단체장이 7일 정부의 지방재정 개편 추진 방향에 반발해 단식 농성에 들어갔다.
지역 간 재정격차를 키우는 경기도의 시·군 조정교부금 우선 배분 특례를 없애고, 법인지방소득세 절반을 공동세로 전환하겠다고 나선 정부의 움직임에 경기도 일부 자치단체장이 정면으로 반기를 든 것이다. 이로써 경기도 일부 지자체에 대한 시·군 조정교부금 우선 특례 폐지 등을 골자로 한 지방재정 개편안을 둘러싼 중앙정부와 일부 자치단체 간 갈등이 2라운드에 접어들었다.
문제는 지역 간 재정력 격차를 해소해야 할 현행 조정 교부금 제도가 오히려 시·군 사이의 재정 불평등을 키운다는 사실이다. 현행 조정교부금 재원의 80%는 인구(50%)와 징수실적(30%), 재정력 지수(20%)를 기준으로 배분되는 방식이다. 그러다 보니 재정 여건이 좋은 자치단체에 더 많이 배분되는 구조다. 특히 경기도의 경우 재정수요보다 수입이 많아 지방교부금을 받지 않는 지자체인 ‘불(不)교부단체’에 조정교부금을 우선 배분하는 특례를 두고 있어 조정교부금 배분기준을 바꾸더라도 개선 효과가 없다는 게 정부의 입장이다. 경기도의 불교부단체는 수원·성남·고양·과천·용인·화성시 등 6곳이다.
이에 정부는 인구·징수실적 반영 비율을 낮추고, 재정력지수 반영 비율을 최소 30% 이상으로 높이는 한편 불교부단체에 조정교부금을 우선 배분할 수 있도록 규정한 지방재정법 시행령의 관련 조항을 올해 안에 삭제한다는 방침이다.
경기도는 6개 불교부단체에 대해 지난 2014년 조례 개정으로 조정교부금 재원조성액의 90%를 우선 배분하는 특례를 신설한 바 있다. 그 결과 지난해 경기도 조정교부금 총액 2조6000억 원의 52.6%인 1조4000억 원이 6개 단체에 우선 배분됐다. 특례가 없다면 이들 6개 단체에 32.9%(8751억 원)만 배분되고, 5244억 원이 다른 25개 시·군으로 배분되어야 한다. 지역 간 재정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도입한 재정교부세의 본래 목적이 의미를 상실한 셈이다.
더 큰 문제는 경기도 내 6개 불교부단체와 25개 교부단체의 주요 재정수요를 비교할 때 불교부단체의 재정수요에 비해 조정교부금이 상대적으로 과대 편중됐다는 점이다.
정부는 그간 지방재정 개혁을 통해 지방재정을 대폭 확충해왔다. 지난 2013년 지방소득세의 독립세 전환, 지방세 감면 정비, 영유아보육사업에 대한 국고보조율 15%포인트 인상 등의 ‘중앙·지방 재원조정 방안’ 추진 덕분에 4조 원 이상의 지방재정이 늘어났다. 그 결과 2013년 53.8조 원이던 지방세 규모가 2015년 71조 원으로 20조 원가량 늘었고, 재정 자립도는 올해 52.5%를 기록하면서 지난 2011년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문제점도 드러났다. 지방재정 총량은 크게 증가한 반면 세원 불균형으로 인해 자치단체 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된 것이다.
7일 단식 농성에 돌입한 경기도 자치단체장들은 기자회견을 열어 “지방재정난은 국고보조사업 일방 확대, 국가사무의 지방 이양, 사회복지사업 급증, 감세정책에 따른 지방세수 감소 등에 근본 원인이 있다”며 “이를 해결하려면 지방소비세를 확대하고, 지방교부세율 상향 및 지방세 비과세 감면·축소 등으로 매년 4조7000억 원의 지방재정을 확충한다는 약속부터 먼저 이행하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김성렬 행자부 차관은 “국가·지방 재정의 지속성 측면에서 지방재정 확충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그런 기조하에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지방세의 파이를 키우기 위해 계속 노력하되, 다만 재정 균형 차원에서 불합리한 제도를 개선해 자치단체 간 극심한 재정격차를 줄여나가는 노력도 중요하다”고 밝혔다.
박양수 기자 yspark@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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