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0일부터 사흘 동안 에버랜드의 만발한 장미꽃밭 한가운데서 ‘에버랜드 비어 페스트’가 열린다. 9개국의 24개 수제 맥주 브랜드를 맛볼 수 있는 행사다.   에버랜드 제공
오는 10일부터 사흘 동안 에버랜드의 만발한 장미꽃밭 한가운데서 ‘에버랜드 비어 페스트’가 열린다. 9개국의 24개 수제 맥주 브랜드를 맛볼 수 있는 행사다. 에버랜드 제공
해변서, 광장서, 놀이공원서… 놓치지 마세요! 전국 맥주축제

여름의 정취를 더해 주는 것 중 하나가 야외에서 즐기는 ‘시원한 맥주’다. 국내에서 맥주 축제가 시작된 건 5년이 채 안 됐다. 축제의 주체가 대부분 지방자치단체라 ‘술’을 내세운 축제를 한다는 게 사실상 불가능했던 탓이다. 그러나 수제 맥주가 대중화되고 민간 주도의 축제가 하나둘 등장하면서 맥주를 앞세운 축제가 잇따라 열리고 있다. 급기야 테마파크도 이국적인 분위기에서 수제 맥주를 즐기는 이벤트를 새로 선보일 예정이다. 올여름 시원한 맥주를 즐길 수 있는 축제와 이벤트를 추려 봤다.

# 다양한 맛…수제 맥주의 매력

소규모 양조장에서 개성 있는 주조법으로 만든 수제 맥주, 이른바 ‘크래프트 비어’가 젊은이들 사이에서 대중화되고 맥주를 만드는 브루어리의 교류와 경쟁이 확대되면서 다양한 맥주 축제가 연이어 개최되고 있다. 지난 5월 4∼8일 서울 코엑스 야외광장에서 무려 22만 명이 참관한 ‘그레이트 코리안 비어 페스티벌’이 열린 데 이어 14, 15일에는 경기 가평의 자라섬에서 ‘가평 수제 맥주 페스티벌’이 열렸다.

오는 9일부터 12일까지 경기 성남의 판교 현대백화점에서는 ‘코리아 크래프트 비어 쇼’가 마련된다. 10일부터 12일까지 에버랜드 내 장미원에서도 ‘에버랜드 비어 페스트’가 개최된다. 이들 축제의 공통점은 ‘수제 맥주’를 내세우고 있다는 것. 이들 축제는 술을 마시는 축제라기보다 정성 들여 빚은 각기 다른 맥주들의 경연장이라는 의미가 더 강하다.

재료 선택부터 발효, 숙성과정까지 맥주들이 저마다 강조하는 목 넘김과 향, 맛 등을 즐길 수 있는 자리다.

사흘 동안 에버랜드 장미원에서 열리는 에버랜드 비어 페스트에서는 한국은 물론 미국, 터키, 스페인 등 9개국의 24개 수제 맥주 브랜드를 맛볼 수 있다. 미국 시카고에서 출발한 ‘구스 아일랜드’, 달콤한 향미와 부드러운 목 넘김으로 여성들에게 인기 있는 ‘체코 비어’, 국산 제주 감귤로 빚은 ‘제주지앵’ 등이 망라돼 있다. 맥주뿐만 아니라 피자, 버펄로 윙, 새우 꼬치, 수제 소시지 핫도그 등 맥주와 잘 어울리는 10여 종의 안주도 즉석에서 조리해 제공한다. 수제 맥주와 안주는 1잔 또는 1개당 5000원에 교환권을 구입할 수 있다.

에버랜드 비어 페스트의 특징은 맥주와 흥겨운 공연이 함께한다는 것. 축제 기간 동안 매일 3∼4회 ‘볼드코스트’ ‘범프시티밴드’ ‘파트타임쿡스’ 등 국내에서 활동하는 외국인 밴드와 힙합 그룹의 라이브 공연이 펼쳐진다. 또 페이스 페인팅, 포토 스폿 기념촬영 등 온 가족이 함께할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도 마련된다. 장미원은 밤이 되면 발광다이오드(LED)조명으로 만든 1만2000송이 장미로 화려하게 빛난다. 또 야간 ‘문라이트 퍼레이드’와 멀티미디어 불꽃 쇼 ‘박칼린의 플레이 유어 메모리’ 공연도 관람할 수 있다.

#시원한 해변에서, 뜨거운 도시에서

수제 맥주의 맛보다 맥주와 함께 유쾌한 여름밤의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는 축제도 있다. 9일부터 19일까지 부산 해운대 우동 KNN센텀광장에서는 ‘센텀 맥주 축제’가 열린다. 2013년 시작돼 올해로 4회째를 맞는 센텀 맥주 축제는 첫해 2864명이 동시에 건배하는 진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센텀 맥주 축제에서는 입장료 1만 원을 내면 맥주를 무제한 마실 수 있다. 축제장에 입장할 때 제공하는 컵을 들고 부스를 찾아가 자유롭게 맥주를 받아 마실 수 있다. 관람객들의 신속한 입장을 위해 사전구매자와 현장예매 등 3개 매표소를 마련했고, 맥주를 제공하는 부스를 4개 설치했다. 주최 측은 과도한 음주와 안전사고를 막기 위해 매일 오후 6시부터 10시까지만 축제를 진행하고 행사장 내 인원을 3000명으로 제한하고 있다.

맥주는 1만 원에 무제한 제공되지만 안주는 따로 구입해야 한다. 축제장에는 안주를 내는 10여 개 업체가 부스를 개설할 예정이다. 가마솥에 튀긴 통닭과 매콤한 닭갈비, 부산 대표 어묵인 ‘삼진어묵’도 부스를 마련할 계획이다. 축제장에는 대형 화면이 설치돼 맥주를 즐기며 프로야구 경기를 관람할 수 있다. 무대 위에서는 가수의 공연도 진행된다. 맥주 빨리 마시기 대회와 즉석댄스 경연 대회 등 관람객 참여 프로그램도 있다.

불볕더위가 절정에 달하는 7월 27일부터 31일까지 대구 두류공원에서는 ‘대구 치맥 페스티벌’이 열린다. 2013년 시작된 치맥 페스티벌은 네티즌의 열광적인 호응에 힘입어 첫 행사부터 단숨에 전국적인 축제로 이름을 날렸다. 주최 측은 올해 치맥 페스티벌을 ‘닷새 동안 100만 명이 참여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축제’로 확대하겠다고 자신하고 있다. 중국인 관광객 등 외국인 관광객만 7만 명을 유치하겠다는 계획도 세워 놨다. 코레일 측과 협의해 축제 기간 중 매일 1회 서울과 동대구역을 왕복하는 ‘치맥열차’도 운행한다. 다양한 프로그램도 마련된다. 축제장에는 치맥 관련 업체 부스 180여 개가 들어서고 두류공원 수영장은 흥겨운 댄스음악이 울려 퍼지는 ‘치맥클럽’으로 변신한다. 중국인 관광객을 위한 한류 문화 부스도 따로 설치된다.

대구 치맥 페스티벌에는 지난해까지 3년간 177만 명이 다녀갔고, 축제 중 팔린 치킨만 68만 마리에 달한다. 지난해에는 88만 명이 찾았으며 맥주 23만1000ℓ가 소비됐다. 올해 축제에는 50여 개 치킨 업체와 20여 개 맥주 브랜드가 참여하며 이들 업체가 축제 기간 중 치킨 43만 마리와 30만ℓ의 맥주를 공급할 계획이다.

박경일 기자 parking@munhwa.com
박경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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