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호황으로 10년 버틸 체력’ 만드는 방향으로… ‘해운입국’ 백년대계 되어야

“우리 해운은 1980년대 중반과 1990년 후반에 이어 세 번째 구조조정의 앞에 서 있는데, 이번에야말로 ‘해운 입국’ 백년대계가 되는 구조조정이 되어야 합니다. 또다시 불황이 오더라도 잘 견뎌낼 수 있는 튼튼한 체질을 만들어주는 방향으로 진행돼야 한다는 것이지요.”

해상법 전문가인 김인현 고려대 교수는 “해운업의 사이클은 10년 불황에 1년 정도의 호황이 일반적이며, 1년 호황에 10년간 버틸 준비를 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불황기를 기다려 낮아진 가격에 선박을 구입하고, 또 짧은 호황기에 화주로부터 높은 운임을 받아 큰 이익을 내기보다는 화주와 장기간에 걸친 계약을 체결해 긴 불황기를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구조조정의 방향은 결국 운임 수입에 대한 위험 분산이 가능하도록 선박의 종류를 다양화하고, 저가에 선박을 사서 기초체력을 다져놓는 방향으로 추진돼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150년 역사를 자랑하는 일본의 NYK(일본우선)를 예로 들었다. 이 회사는 1980년대와 1990년대에 세계 최대 원양정기선 회사였지만 이제 10위권 밖으로 떨어졌다.

정기선 영업의 불확실성이 커지자 2000년대 들어서서 컨테이너선 비중을 줄이고, 자동차 운반선 비중을 늘렸다. 또 육상물류 쪽으로도 진출했다. 반면 이 기간에 우리 원양정기선사는 정책당국이 정한 부채비율을 맞추기 위해 ‘황금알을 낳는 거위’인 자동차 운반선을 매각해 버렸다. 최근에는 원양정기선사의 부채비율을 낮추기 위해 국내외 부두를 매각하는 등 기초체력을 약화시키고 있다는 게 김 교수의 진단이다.

그는 “부존자원이 없는 우리 현실에서 해운산업만큼 일으키기 쉬운 산업도 없다”며 “원양 정기선사가 없다면 장차 육상에서 각종 해운산업을 이끌어갈 경험 있는 인력을 양성할 수 없다는 점에서 큰 타격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서 “만약 우리 국적의 정기선사가 존재하지 않게 되면 세계 최대 정기선사인 머스크 라인이 한국시장을 장악하게 게 될 때 우리 수출입화주들이 모두 런던에서 소송을 제기해야 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정기선사들은 세계 각국에 선박이 기항하고 있어 세계 각지에서 소송을 제기당할 수 있는데, 선사의 주된 사무소를 관할하는 법원에서만 소송을 제기하도록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듯 우리가 공들여 키워온 국적 원양선사는 해운 관련자들뿐만 아니라 화주, 해상 법률시장에도 유익하기에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김 교수는 밝혔다.

박양수 기자 yspark@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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