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매수·매도자 특정 못해
로비목적 제공 적발 어려워
벤처회사, 뇌물로 악용 관행
진경준 법무연수원 연구위원(검사장)의 ‘주식 대박’ 의혹에 대해 검찰이 본격 수사에 나선 가운데, 진 검사장이 매입한 비상장 주식의 성격을 두고 계속해서 ‘뒷말’이 나오고 있다. ‘벤처 붐’이 일던 2000년대 초 비상장 자사 주식을 고위 공무원 등에게 뇌물로 제공하는 등 비상장 주식이 주요 로비 수단으로 이용됐던 만큼, 2005년에 넥슨의 비상장 주식을 매입한 진 검사장에 대해서도 뇌물수수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달 12일 투기자본감시센터는 “진 검사장은 금융정보분석원(FIU)에 근무한 뒤 넥슨 비상장주식을 취득했다”며 “이는 포괄적 수뢰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혐의로 처벌해 달라며 대검찰청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2000년대 초반 비상장 벤처 회사들은 유력 인사에게 주식을 뇌물로 주는 관행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2004년 정보통신부와 한국전자통신연구원 간부 등이 정보화 촉진기금을 배분하고 지원하는 과정에서 ‘뒷돈’을 받았다는 이유로 무더기로 적발됐을 당시 로비 수단도 벤처 기업들의 비상장 주식이었다. 당시 정통부 국장 등은 벤처 기업들의 사업 및 정부 지원금과 관련해 각종 편의를 제공해주는 대가로 주식을 받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2008년 ‘방송국 PD 비리 사건’ 때도 연예기획사인 팬텀엔터테인먼트가 해당 PD를 상대로 로비를 벌인 혐의로 적발됐는데, 이때 이용된 로비 수단도 팬텀의 비상장 주식이었다. 팬텀은 당시 우회상장 직전에 있었고, 당시 팬텀 주식을 넘겨받은 PD들은 상장 후 많은 시세 차익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비상장 주식 거래는 기업 정보도 제대로 공개되지 않는 데다가 대다수가 개인 대 개인의 거래로 이뤄지기 때문에 주식 매수자와 매도자를 제대로 특정하기가 어렵다. 이 때문에 비상장 주식을 로비 수단으로 제공해도 수사 기관이 해당 사실을 적발하기가 쉽지 않다. 또 진 검사장이 넥슨 주식을 매입했던 2005년에는 옛 증권거래법상 6개월 내 상장 예정이 아닌 비상장 주식을 매입한 것에 대해 ‘미공개 정보를 이용했다’는 혐의를 적용할 수도 없었다. 법조계 관계자는 “뇌물로서 비상장 주식의 효과는 현금보다도 더 크다”고 밝혔다.
이후연 기자 leewho@munhwa.com
로비목적 제공 적발 어려워
벤처회사, 뇌물로 악용 관행
진경준 법무연수원 연구위원(검사장)의 ‘주식 대박’ 의혹에 대해 검찰이 본격 수사에 나선 가운데, 진 검사장이 매입한 비상장 주식의 성격을 두고 계속해서 ‘뒷말’이 나오고 있다. ‘벤처 붐’이 일던 2000년대 초 비상장 자사 주식을 고위 공무원 등에게 뇌물로 제공하는 등 비상장 주식이 주요 로비 수단으로 이용됐던 만큼, 2005년에 넥슨의 비상장 주식을 매입한 진 검사장에 대해서도 뇌물수수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달 12일 투기자본감시센터는 “진 검사장은 금융정보분석원(FIU)에 근무한 뒤 넥슨 비상장주식을 취득했다”며 “이는 포괄적 수뢰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혐의로 처벌해 달라며 대검찰청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2000년대 초반 비상장 벤처 회사들은 유력 인사에게 주식을 뇌물로 주는 관행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2004년 정보통신부와 한국전자통신연구원 간부 등이 정보화 촉진기금을 배분하고 지원하는 과정에서 ‘뒷돈’을 받았다는 이유로 무더기로 적발됐을 당시 로비 수단도 벤처 기업들의 비상장 주식이었다. 당시 정통부 국장 등은 벤처 기업들의 사업 및 정부 지원금과 관련해 각종 편의를 제공해주는 대가로 주식을 받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2008년 ‘방송국 PD 비리 사건’ 때도 연예기획사인 팬텀엔터테인먼트가 해당 PD를 상대로 로비를 벌인 혐의로 적발됐는데, 이때 이용된 로비 수단도 팬텀의 비상장 주식이었다. 팬텀은 당시 우회상장 직전에 있었고, 당시 팬텀 주식을 넘겨받은 PD들은 상장 후 많은 시세 차익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비상장 주식 거래는 기업 정보도 제대로 공개되지 않는 데다가 대다수가 개인 대 개인의 거래로 이뤄지기 때문에 주식 매수자와 매도자를 제대로 특정하기가 어렵다. 이 때문에 비상장 주식을 로비 수단으로 제공해도 수사 기관이 해당 사실을 적발하기가 쉽지 않다. 또 진 검사장이 넥슨 주식을 매입했던 2005년에는 옛 증권거래법상 6개월 내 상장 예정이 아닌 비상장 주식을 매입한 것에 대해 ‘미공개 정보를 이용했다’는 혐의를 적용할 수도 없었다. 법조계 관계자는 “뇌물로서 비상장 주식의 효과는 현금보다도 더 크다”고 밝혔다.
이후연 기자 leewho@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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