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m씩 떨어진 5곳에 위치
교사들 ‘연립사택’건립 요구


섬지역에서 같은 학교 관사가 수백m씩 떨어진 4∼5곳에 분산돼 있는 경우가 많아 안전관리에 허점이 드러나고 있다. 지난달 여교사가 학부모 등에게 성폭행당했던 장소인 전남 신안의 한 초등학교 관사가 대표적 사례다. 섬 지역 교사들은 연립사택을 지어 함께 거주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으나 예산 확보난이 걸림돌이다.

8일 전남도교육청에 따르면 지난달 성범죄 피해를 당한 여교사가 근무하는 초등학교의 경우 전체 교사가 20여 명에 불과한 데도 관사는 5곳에 분산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교내에 있는 관사에는 고작 2가구(1개 동)만 거주할 수 있다. 학교에서 위쪽으로 200여m 떨어진 관사에는 4명(3개 동), 아래쪽으로 200m가량 떨어진 관사에는 5명(2개 동)이 각각 거주한다. 학교에서 600여m 떨어진 모 중학교에 지어진 연립사택에 5명, 인근 기숙사에 3명이 살고 있다.

당시 학교 위쪽 관사에 거주한 여교사는 주말·휴일에 동료 교사들이 모두 육지로 나간 상태에서 피해를 당했다. 만약 많은 사람이 모여 사는 연립사택에 거주했다면 그 같은 피해를 당하지 않았을 수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 학교에 근무하는 한 교사는 “같은 학교 선생님 모두가 한곳에서 안전하게 살 수 있기를 바란다”며 “연립사택이 그 대안”이라고 말했다. 신안군 관내 다른 섬에서도 이처럼 같은 학교 교사들의 관사가 분산된 곳이 많다.

그러나 예산 확보난 때문에 현실은 녹록지 않다. 도 교육청 관계자는 “지난 2003년부터 교사들의 안전과 주거 편의를 위해 연립사택을 꾸준히 지어오고 있으나 전체 관사 거주자의 38%인 1683명(1641가구)을 수용할 수 있는 140개 동에 불과한 실정”이라며 “올해도 2개 지역(완도·강진)에 5개 동(46가구)을 지을 예산밖에 없다”고 말했다. 현재 전남 도내 22개 시·군의 관사 2416동에 거주하는 교사는 4414명으로 1개 동당 1.8명꼴이다.

무안=정우천 기자 sunshine@munhwa.com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