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복 소설 ‘황금의 후예’

물질 만능주의가 위험 수준이다. 언제부터인가 사람들은 돈이라면 눈에 불을 켜고 달려든다. 경제 논리 앞에서 체면 따위는 안중에도 없다. 인간 중심의 따뜻하고 올바른 사회가 아닌, 물질 중심의 그릇되고 이기적인 가치관이 퍼지면서 우리 사회에는 각종 병리 현상이 독버섯처럼 번지고 있다.

현대사회의 구조적 문제에 관심이 컸던 소설가 이광복(65) 작가가 신작 장편소설 ‘황금의 후예’(청어)를 출간했다.

이 작품은 피도 눈물도 없는 사기꾼들의 세계를 다룬 신선하면서도 충격적인 작품이다. 정치·경제·사회 전방위적으로 사기꾼들이 판치는 세상에서 황금의 욕망에 사로잡힌 주인공들이 마치 온라인 게임처럼 흥미진진한 사기극을 벌인다.

사기꾼들의 세상에서 ‘대부’로 통하는 최춘식 회장이 이철수 골드비전 사장과 조진호 전무와 함께 음모를 꾸민다. 대상은 육군 대령으로 전역한 김대현. 김대현은 자신이 거대한 사기극의 희생양이 되는 것도 모른 채 최 회장의 거미줄에 걸려든다. 여기에 이 사장과 조 전무가 가세하면서 한 편의 사기극은 포식자의 물고 물리는 먹이사슬처럼 극적으로 펼쳐진다. 냉혹하고 처절하지만 어찌 보면 등장인물들은 곧 우리 모두의 슬픈 자화상일 수 있다. 돈과 욕망에 사로잡힌 ‘늑대’들의 암투 속에서 과연 살아남는 사람은 누구일까.

이은집 소설가는 “엄청난 가독성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사기꾼이 판치는 혼돈의 세상에서 사기의 피해자가 되지 않으려면 이 소설을 꼭 읽어야 한다는 교훈을 얻는다”고 재치있게 평했다. 인물 간 대화의 비중이 높아 영화 시나리오나 TV 드라마의 대본처럼 읽기가 쉽고 흡인력이 강하다. 이광복 작가는 “올바른 가치관이 허물어진, 그래서 치열하고 각박해진 우리 사회의 단면을 그려보고자 했다”고 말했다.

이광복 작가는 1973년 문화공보부 문예창작 현상모집에서 장막희곡으로 입선해 문단에 데뷔했다. 주요 작품으로는 소설집 ‘화려한 밀실’ ‘사육제’, 장편소설 ‘목신의 마을’ ‘불멸의 혼-계백’ ‘구름 잡기’ 등이 있다. 이 작가는 동포문학상, 시와시론문학상, 한국소설문학상, 한국예총 예술문화상, 펜(PEN)문학상 등을 받았다.

김인구 기자 clark@munhwa.com
김인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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