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체부, 강경 대책 추진

유통업허가제·거래이력제 도입
위작유통 범죄 처벌 명문화도
미술계 “시장 경직될라” 우려


정부가 위작, 대작 사건이 잇따라 벌어지고 있는 미술품 거래 시장 질서를 바로잡기 위해 ‘특별사법경찰(특사경)’ 제도 도입을 추진한다.

문화체육관광부는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학로 이음센터에서 열리는 ‘미술품 유통 투명화 및 활성화를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위작 단속 및 처벌 강화를 위해 특사경 제도 도입을 검토과제로 제안했다. 특사경은 문화재나 세무, 식품 등 일반 사법경찰관리로서는 직무수행이 어려운 전문 분야에서 전문 지식을 지닌 행정공무원에게 사법경찰권을 부여하는 제도다.

또 정부는 이날 특사경 제도 도입 외에 미술품 유통단속반 운영, 위작 유통 관련 범죄 처벌 명문화 등 위작 방지를 위한 강경대책을 들고 나왔다. 정부는 이 같은 제도 검토 배경에 대해 천경자와 이우환 화백 사건을 비롯, 계속되는 위작 시비가 결국 시장의 불신을 초래해 장기적 발전에 걸림돌이 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한국미술품감정평가원에 따르면 전체 감정 의뢰품 10점 중 3점이 위작이었다. 감정 집계가 이뤄진 지난 2012년의 경우 감정 의뢰 건수 총 596점 중 진작 판정 386점(64.7%), 위작 판정 190점(31.8%), 불능 20점(3.3%) 등이었다.

그러나 미술계 일각에서는 반대하고 있다. 박우홍 한국화랑협회장은 “위작 여부에 대해 논란이 있는데 특사경에게 수사권을 주어도 되는지, 전문적인 식견이 얼마나 있는지 타당성이 결여된 것으로 보인다”며 “오히려 가뜩이나 위축된 미술 시장을 더욱 경직화시킬 위험이 있는 만큼 불필요한 조항”이라고 반대했다.

박은순 덕성여대 미술사학과 교수는 “고미술부터 현대미술에 이르기까지 위작 문제가 민간에 의해서는 더 이상 어쩌지 못할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지만 특사경의 수사권이 범죄 조직화한 위작 집단의 관리 및 수사로 제한돼야지 감식, 감정까지 관여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위작 유통 범죄 처벌 명문화에는 대체적으로 찬성하는 분위기다. 정준모 전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실장은 “미미한 사기죄 적용, 5년밖에 안 되는 공소시효, 그나마 적발돼도 집행유예로 곧 풀려나 다시 위작을 만들고 유통시키는 악순환의 고리가 반복돼온 만큼 정부가 무언가 들고 나온 것은 바람직하다”고 의견을 밝혔다. 그외에도 정부가 이번에 내놓은 미술품 유통업(화랑, 경매사) 허가등록기준 마련, 미술품 등록 및 거래이력신고제 도입 등에 대해서도 깊이 있는 논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미술계에 지배적이다. 정부는 미술품 감정사 제도 또는 감정기관 인증제도 도입, 국가미술품 감정연구원(가칭) 설립 등도 검토 중이다.

이경택 기자 ktle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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