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전투기, 美정찰기 근접비행
전략경제대화 끝나자마자 갈등
동중국해 ‘美·日 vs 中·러’ 대치


9일 0시를 전후해 중국과 러시아의 군함이 일본 센카쿠(尖閣)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의 영해 바로 바깥 수역을 항해해 일본 정부에 비상이 걸렸다. 중·러 군함에 의한 돌발상황이 발생하자 일본 정부는 오전 2시에 주일 중국대사를 긴급 초치, 항의하는 등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또 신형대국관계론을 내세우며 남중국해와 동중국해를 사실상 내해(內海)로 삼으려는 중국 시진핑(習近平) 지도부의 움직임에 러시아가 동조할 움직임까지 나타나 동아시아 지역을 둘러싼 미·일 대 중·러의 대결 구도가 격화할 조짐이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9일 0시 50분 중국 해군의 장카이(江凱)Ⅰ급 프리깃함 1척이 센카쿠 열도의 구바지마(久場島) 북동쪽 접속수역에 진입한 것을 해상자위대 호위함이 확인했다. 약 2시간 20분간 접속수역을 항해한 중국 군함은 3시 10분쯤 인근의 다이쇼지마(大正島) 북서쪽에서 접속수역을 이탈했다. 중국 군함의 센카쿠 열도 접속수역 진입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앞서 8일 오후 9시 50분쯤 러시아 해군 우다로이급 구축함 등 3척의 군함이 구바지마와 다이쇼지마 사이 접속수역을 남에서 북으로 항해하고 있는 것을 해상자위대 호위함이 확인했다. 러시아 군함들은 9일 오전 3시 5분쯤 접속수역을 이탈했다. 접속수역이란 영해(영토 기점으로부터 12해리 또는 약 22㎞) 바로 밖에 맞닿은 일정해역으로 연안국이 자국의 권익 침해를 방지하기 위해 설치하며 타국 함선의 항해가 가능하다.

그러나 중국과 동중국해 영유권 분쟁을 겪고 있는 일본으로서는 이번 접속수역 항해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사이키 아키타카(齊木昭隆) 외무성 사무차관은 중국 군함이 센카쿠 열도 접속수역을 항행 중이던 오전 2시에 청융화(程永華) 주일 중국대사를 외무성 청사로 불러 “센카쿠 열도는 일본 고유의 영토”라며 “매우 유감스럽다”고 항의했다.

앞서 지난 6~7일 열린 제8차 미·중 전략경제대화에서 미국과 중국은 남중국해 문제 등 해양 안보에 대해 입장 차이를 드러내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동중국해상에서 잇달아 긴장을 촉발할 수 있는 상황이 발생해 긴장은 더욱 고조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미국 언론은 미군 태평양사령부의 성명을 인용해 지난 7일 미 공군 정찰기(RC-135)가 동중국해에서 통상적인 정찰 활동을 벌이는 도중 중국 전투기(J-10) 1대가 동일한 고도에서 고속 비행을 하며 정찰 활동을 방해했다고 주장했으며 중국 국방부는 “여론몰이”라고 일축했다.

또 중국은 이번 미·중 전략경제대화 기간 중 러시아와 별도의 안보대화를 개최했으며, 중·러 양국은 미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한반도 배치에 “결연히 반대한다”고 입을 모았다. 박준희 기자

베이징=박세영 특파원 vinkey@munhwa.com
박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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