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열사 자산거래 수상한 흐름 포착… 핵심임원 出禁
MB정권시절 인허가 특혜·금품로비 의혹도 정조준
롯데그룹이 계열사 간 자산거래 과정에서 수십억 원대의 비자금을 조성한 정황이 포착돼 검찰이 10일 수사에 착수했다. 특히 이명박정부 시절 제2롯데월드 인허가를 비롯해 부산 롯데월드 부지 불법 용도 변경, 맥주 사업 진출 등 각종 특혜 의혹이 끊이지 않는 상황에서 롯데그룹에 대한 전방위 수사가 정치권 사정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검찰은 이날 오전부터 롯데그룹 본사와 계열사, 신동빈(61) 그룹회장 집무실과 자택 등에 대한 대대적인 압수수색을 동시에 실시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4부(부장 조재빈)와 첨단범죄수사1부(부장 손영배), 방위사업수사부(부장 박찬호)는 서울 중구 소공동에 있는 롯데그룹 정책본부와 계열사 7곳, 일부 핵심 임원 자택 등 총 17곳을 압수수색했다. 임원만 30여 명이 배치된 정책본부는 롯데그룹의 주요 의사 결정을 이끄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고 있다. 압수수색 대상 계열사는 지주사 격인 롯데호텔(면세점 포함)과 롯데쇼핑(백화점·마트·시네마), 롯데홈쇼핑, 롯데정보통신, 대홍기획 등이다. 신격호(94)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거처 겸 집무실인 롯데호텔 34층, 신동빈 회장의 종로구 평창동 자택도 포함됐다. 검찰은 이미 그룹의 2인자로 통하는 이모(69) 롯데쇼핑 정책본부장(부회장)과 황모(62) 정책본부 운영실장(사장) 등 핵심 임원 여러 명을 출국금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오랜 기간 내사 과정에서 계좌추적을 통해 롯데호텔과 롯데쇼핑 등 계열사와 정책본부 간 수상한 자금 흐름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해당 자금이 신 회장 등 롯데그룹 일가의 비자금 용도일 가능성도 열어 두고 있다. 검찰은 수사선상에 오른 임원들이 하청업체와의 거래 단가를 부풀려 되돌려받는 수법 등으로 비자금을 조성한 단서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이날 “롯데 계열사 간 자산거래 과정에서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가 있어 압수수색을 집행했다”며 “주요 임원의 횡령·배임 사건이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이번 수사에서 비자금 규모가 드러나면 각종 인허가 과정에서의 로비의혹으로 조사대상이 확대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그동안 롯데그룹 창업주 신 총괄회장의 숙원 사업인 제2롯데월드 인허가 과정에서 정치권 금품로비가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돼 왔다. 김영삼정부 때부터 추진된 제2롯데월드 사업은 김대중·노무현정부에서 군 당국의 반대로 번번이 무산됐다가 이명박정부 들어 급물살을 탔다. 이 때문에 이명박정부의 주요 인사들이 정조준돼 수사 대상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검사와 수사관 등 200여 명이 압수수색에 참여해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회계 장부, 계열사 간 자산 거래 내역 자료, 하도급 납품계약서 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중앙지검 산하 3개 부가 압수수색에 투입된 건 이례적으로, 비자금·인허가 특혜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가 고강도로 이뤄질 것을 예고하고 있다.
민병기·정철순 기자 mingming@munhwa.com
관련기사
주요뉴스
이슈NOW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