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9일 민주당의 사실상 대선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지지를 공식 선언하며 지난 2008년 경선 경쟁자에서 진정한 파트너로 거듭났다. 사진은 2011년 5월 워싱턴DC 국무부에서 오바마 대통령과 클린턴 전 장관이 스쳐 지나는 모습.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9일 민주당의 사실상 대선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지지를 공식 선언하며 지난 2008년 경선 경쟁자에서 진정한 파트너로 거듭났다. 사진은 2011년 5월 워싱턴DC 국무부에서 오바마 대통령과 클린턴 전 장관이 스쳐 지나는 모습.
- 샌더스 회동후 “I am with her” 공식 지지 선언

8년전 경선때 격렬히 경쟁
앙금 털고 국무장관 기용
이젠 ‘대통령 만들기’ 앞장
15일 위스콘신서 지원연설

샌더스 “트럼프 집권은 재앙
클린턴 만나 협력 모색할 것”


“힐러리 클린턴보다 대통령 자리에 더 적합한 사람이 있는지 모르겠다. 나는 그녀의 편이다(I am with her).”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민주당의 대선 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클린턴 전 국무장관에 대해 9일 이같이 밝히며 지지를 공식 선언했다. 이에 대해 클린턴 전 장관은 “여러 해에 걸쳐 격렬한 경쟁자에서 진정한 친구가 된 것이 기쁘고 영광스럽다”며 “세상 전부를 얻은 셈”이라고 화답했다.

오바마 대통령과 클린턴 전 장관이 이날 주고받은 메시지는 지난 2008년 대선 민주당 경선 이후 8년간 두 사람이 치열하게 경쟁하고 반목하던 경쟁자에서 동지, 나아가 친구로 진화해온 정치 여정을 함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2008년 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맞붙은 두 사람은 비난과 야유를 주고받는 등 팽팽한 긴장관계를 형성했다. 당시 뉴욕주 연방 상원의원이었던 클린턴은 정치 신인인 일리노이주 연방 상원의원 오바마에게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역전을 허용하며 백악관 입성의 꿈을 접어야 했다. 특히 자신을 지지하겠다고 선언했던 민주당 슈퍼대의원들이 막판에 오바마 지지로 방향을 선회하자 클린턴 측에서는 ‘배신자 살생부’까지 만들며 절치부심했다. 두 사람의 불편한 감정은 같은 해 8월 전당대회 전까지 이어지며 클린턴 지지자들이 오바마의 지지를 유보하는 등 후유증을 낳았다.

그러나 이듬해 오바마 대통령이 에이브러햄 링컨의 ‘팀 오브 라이벌’ 정신에 따라 클린턴을 수석 장관 격인 국무장관으로 지명, 두 사람은 한 배를 타게 된다. 최근 오바마 대통령은 “클린턴 전 장관을 첫 집권기 4년 동안 국무장관으로 둘 수 있었던 것은 행운”이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그러나 클린턴의 국무장관 재임 기간이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오바마 대통령의 최측근인 수전 라이스 당시 유엔 주재 미국대사와 마찰을 빚으며 장관직 수행에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대선 경선과정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중립적인 입장을 유지해 왔지만, 클린턴 전 장관이 후보지명을 위한 매직넘버(2383명)를 달성한 뒤 9일 공식 지지를 표명하며 ‘킹메이커’를 자처하고 나섰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클린턴 전 장관의 선거 캠페인 웹사이트와 유튜브에 올린 영상물에서 “클린턴 전 장관은 사실상의 민주당 대선 후보로서 역사를 만들고 있다”며 지지 선언을 했다. 그는 이어 “열정을 갖고 어서 나가 캠페인에 동참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오는 15일 대표적 스윙스테이트(경합주) 위스콘신주에서 클린턴 전 장관에 대한 지원 연설을 할 것으로 전해졌다. 오바마 대통령의 지원은 그의 전통적 지지세력인 젊은층과 히스패닉, 흑인의 표심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미 언론들은 내다봤다.

오바마 대통령의 지지 선언은 이날 버니 샌더스(버몬트) 상원의원과 백악관에서의 회동 직후 나왔다. 1시간 동안 이어진 회동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샌더스 의원에게 민주당의 대선 승리를 위해 클린턴 전 장관에게 힘을 실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공개된 영상에서 “샌더스 의원은 경제 불평등과 금권정치 등의 이슈를 조명했고, 젊은이들의 정치 참여를 이끌었다”며 “그러한 메시지를 끌어안는 것은 11월 대선에서 우리에게 도움이 될 뿐 아니라, 민주당과 미국을 더욱 강하게 만들 것”이라고 평가했다. 샌더스 의원도 회동 후 기자회견에서 “도널드 트럼프가 대통령이 된다면 이것은 미국의 재앙”이라며 “클린턴 전 장관과 조만간 만나 협력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대종 기자 bigpaper@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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