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미세먼지·가습기 대책
국책銀 자본확충 등 반영 안돼
부처 요구 증가율 최저치지만
경기침체·돌출변수 등 감안해
정부 제출 예산은 더 늘어날 듯
내년 예산 요구 증가율이 사상 최저치로 추락한 것은 정부가 재량 지출(정책 의지에 따라 대상과 규모를 어느 정도 통제할 수 있는 지출)을 10% 구조조정하는 등 강도 높은 재정 개혁을 추진한 데다 최근 정부가 밝힌 국책은행 자본 확충, 미세먼지·가습기 대책, 일자리 확충 등을 위한 예산이 본격적으로 반영되지 않은 것이 주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10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내년 예산 편성의 핵심을 일자리 확충과 미래 성장동력 육성에 맞추고 있다.
이를 위한 재원 마련을 위해 각 부처가 그동안 관습적으로 해오던 재량 사업 예산의 10%는 예산 요구 상태에서부터 자제하도록 강력한 지침이 내려졌지만, 재량 지출 축소 등으로 조성된 재원을 활용해 펼칠 새로운 일자리 확충 사업 등은 아직 구체적인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상태다.
내년 예산 요구에는 최근 방침이 정해진 국책은행 자본 확충, 미세먼지·가습기 대책 등을 위한 예산도 반영하지 않은 상태다. 내년 예산 요구 증가율이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정부가 국회에 제출할 최종적인 내년 예산안이 축소 지향적일 것이라고 예단하기 어려운 이유다.
정부가 국회에 제출하는 예산 규모가 각 부처의 요구 금액보다 늘어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2005년 총액배분자율편성제도(톱다운제도·예산 당국이 정해준 한도 내에서 부처별로 자유롭게 예산을 편성하는 제도) 도입 이후 각 부처의 예산 요구액과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예산액을 비교한 결과, 정부의 예산액이 각 부처의 예산 요구액보다 많았던 해는 2007년과 2008년 단 두 차례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2007년에 각 부처의 예산 요구액은 237조 원이었지만 정부 예산액은 238조5000억 원이었고, 2008년의 경우 각 부처의 예산 요구액은 256조9000억 원이었으나 정부 예산액은 257조3000억 원이었다. 2007년과 2008년의 경우에도 정부의 예산액은 각 부처의 예산 요구액을 살짝 넘어섰다.
그러나 내년 예산의 경우 정부가 국회에 제출하는 예산액이 각 부처의 예산 요구액보다 훨씬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각 부처의 내년 예산 요구액은 398조1000억 원이지만, 정부가 국회에 제출할 내년 예산액은 400조 원을 훌쩍 넘어설 것이라는 얘기다.
일부에서는 경기가 예상보다 심각하게 가라앉고, 기업구조조정 과정에서 실업 등 ‘돌출 변수’가 예상보다 나쁜 형태로 불거질 경우 내년 예산이 현재 논의되는 수준과는 비교할 수조차 없을 만큼 확장적으로 편성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김동일 기재부 예산총괄과장은 “대개 정부가 국회에 제출하는 예산액이 각 부처의 요구액보다 낮지만, 예측하지 못한 상황이 발생하면 정부의 예산액이 각 부처의 요구액보다 높아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조해동·박수진 기자 haedo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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