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차이총통 ‘脫중국’ 가속
美와 관계 강화 전략 등 모색


민진당 출신 차이잉원(蔡英文·사진) 대만 신임 총통이 최근 선임된 미국과 일본 주재 대만대표부 대표를 ‘대사’로 호칭하고 중국에 진출한 기업에 대만으로의 생산 공장 회귀를 장려하고 나서는 등 ‘탈 중국 행보’에 본격 나섰다.

대만 매체들의 보도에 따르면 차이 총통은 8일 민진당 당사에서 열린 주일 타이베이(臺北) 경제문화대표처 대표로 선임된 셰창팅(謝長廷·70) 전 행정원장(총리) 환송식에서 “오늘 우리가 여기서 셰 대사를 환송하는 것은 대만과 일본 간 관계가 신기원에 진입할 것을 예고하는 것”이라고 말하면서 그를 ‘대사’로 칭했다. 차이 총통은 셰 대표의 30년간 당내 활동이 담긴 사진 여러 장을 모은 1m 길의 대형 걸개그림을 환송 선물로 전달했으며 셰 대표는 이날 일본 정부의 환대 속에 도쿄(東京)에 도착했다.

전직 대만 총리가 외국 주재 대표로 선임된 것은 처음으로 대일 관계를 중시하는 것으로 해석됐다. 대만은 그동안 중국과 ‘하나의 중국 원칙’을 수용한 상대국과의 마찰을 피하기 위해 ‘대사’ 호칭 사용을 자제해왔다.

차이 총통은 지난달 가오스타이(高碩泰) 전 주미 부대표를 신임 대표로 선임하는 자리에서도 전임과 신임 대표를 모두 ‘대사’로 호칭했다. 이에 대해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달 25일 “대만 지역이 미국과 민간, 비공식 관계만 유지할 수 있기 때문에 미국 주재 기구와 책임자의 신분과 지위는 매우 분명하다”며 반발했다. 대만 외교부는 앞으로 대만과 외국의 원수(정상)가 대면해 깊이 있는 논의를 하는 정상 외교를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히는 등 탈 중국 및 자체 외교력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차이 총통은 이달 말 파나마와 파라과이를 순방하는 길에 미국을 중간 기착하는 ‘경유 외교’로 중국과의 직접적인 마찰을 피하면서도 미국과 관계를 강화하는 전략을 모색할 예정이다.

차이 총통은 중국에 진출한 대만 기업에 대해서는 대만으로 생산 공장을 복귀시키는 ‘리쇼어링(reshoring)’ 정책 추진 방침을 밝혔다. 차이 총통은 단오절 연휴를 앞두고 8일 대만의 양안 협상 기구인 해협교류기금회가 주최한 중국진출 기업인 행사에서 이들에게 대만에 돌아와 투자할 것과 중국 대신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 인도 등으로 투자처를 돌리는 신남향(新南向) 외교정책에 합류할 것을 요청했다. 차이 총통은 “신정부는 대만 기업인들의 든든한 후견인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베이징 = 박세영 특파원 go@munhwa.com
박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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