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지방재정 개혁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15일 대표적 ‘부촌’으로 꼽히는 성남시의 한 동사무소 건물에는 3대 무상복지 신청을 알리는 플래카드가 내걸려 있다.
정부가 지방재정 개혁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15일 대표적 ‘부촌’으로 꼽히는 성남시의 한 동사무소 건물에는 3대 무상복지 신청을 알리는 플래카드가 내걸려 있다.

- <下> 지자체 ‘순세계잉여금’ 양극화

재정 수요보다 수입 많은 6곳
교부금특례 폐지 방침에 반발
“재원 줄어 사업 올스톱” 주장

행자부, 지방재정 개편 의지
“돈 남으면서 사업중단 웬말
재정 운용 잘못했다는 방증”


“(조정교부금 특례 폐지 시) 교육·복지사업들은 사라지고, 폭동 수준의 시민 반발을 불러올 것이다.”(이재명 성남시장) 수원·성남·과천·고양·용인·화성 등 경기도 6개 불교부단체(재정수요보다 수입이 많아 지방교부세를 받지 않는 지방자치단체)는 조정교부금을 우선 배분받도록 한 경기도의 특례를 폐지하려는 정부 방침에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특례가 폐지되면 재원 감소에 따른 ‘재정충격’으로 그동안 시행하던 각종 교육·복지사업이 중단돼 혼란을 초래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들 불교부단체가 해마다 쓰지 못하고 남긴 예산(순세계잉여금)이 한 해에만 수천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나 이러한 주장이 ‘엄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15일 행정자치부 등에 따르면 특별회계 결산 결과 2014년 기준 6개 지방자치단체의 평균 순세계잉여금 규모는 2933억 원으로 집계됐다. 경기도의 31개 단체 중 6개 불교부단체를 제외한 나머지 25개 단체의 평균 1031억 원의 거의 3배에 달하는 수준이고, 전국 226개 시·군·구 평균인 581억 원과 비교하면 5배 수준이다. 세계잉여금은 세입결산액(수납액)에서 세출결산액(지출액)을 뺀 결산상의 잉여금을 말한다. 한 회계연도의 예산을 집행하고 남은 예산에다 당초 추계한 예산을 초과해 징수된 세입을 합한 것이다. 순세계잉여금은 이러한 결산상 잉여금에서 국고보조금 집행잔액, 이월액 등을 제외한 금액으로 초과지방세 징수액, 예산집행잔액 등이 있다.

6개 자치단체의 순세계잉여금을 보면 지난 2014년 성남시가 7424억 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수원이 3131억 원, 화성 2715억 원, 고양 1849억 원, 용인 1557억 원이었고 과천이 922억 원으로 6개 단체 중 가장 적었다. 2015년(잠정치)에는 성남과 과천만 각각 6631억 원과 456억 원으로 줄어들 뿐 수원은 4407억 원, 화성 3738억 원, 고양 2652억 원, 용인 2516억 원으로 늘어나는 것으로 추산된다. 순세계잉여금은 최근 추가경정예산 편성의 주요 재원이 되고 있지만, 과다한 순세계잉여금 발생은 방만한 예산 운영의 하자로 볼 수 있다는 게 세제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에 대해 행자부 관계자는 “이처럼 연도별로 예산 결산 후 쓰지 못하고 남아도는 돈이 어마어마한 데도 특례 폐지로 예산이 부족해져 지자체의 현안 사업들이 중단된다고 얘기하는 것은 설득력이 없는 것 같다”며 “결국 적재적소에 예산 배정을 못하는 등 이들 단체의 재정 운용이 계획성 없이 이뤄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성남시는 정부 방침에 따라 조정교부금 특례 제도가 폐지되면 880억 원(성남시는 1051억 원으로 추산)이 감소하게 된다. 그럴 경우 청년배당·중학교 교복·산후조리비 등 ‘3대 무상복지’에다 성남형 교육지원사업(200억 원), 교육환경개선사업(90억 원), 어르신 일자리를 포함한 성남형 일자리 사업(16억 원) 등 49개 사업의 중단 여부를 검토해야 한다는 게 성남시의 주장이다. 성남시의료원 건립, 판교 랜드마크 트램 설치, 주민센터·복지관·수련관 등 17개 대형 투자사업에도 차질이 불가피하다고 한다. 하지만 880억 원은 2015년 성남시 예산의 3.5% 감소에 불과한 수준이며, 2015년도 순세계잉여금의 6분의 1 수준이다.

앞서 정부는 지난달 지방재정 개편 방향을 발표하면서 자치단체의 행사·축제를 효율화해 선심성·낭비성 예산을 절감하고 지역 축제의 내실화를 도모하기로 했다. 이에 자치단체 행사·축제 예산이 일정 수준을 넘지 않도록 한도를 설정하는 ‘행사·축제 예산 총액한도제’를 도입하는 방안과 함께 대규모 행사·축제에 대한 사업 타당성 등 투자 심사를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박양수 기자 yspark@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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