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은 약가로 신약 발매 지연돼
치료제 등재 성공률 58% 불과
정부가 최근 폐암, 대장암 등 표적 항암제를 포함한 유전자 검사 등에 대해 건강보험을 확대 적용했는데도 불구하고 중증질환 환자들의 실질적인 부담을 줄이는 건강보험 보장률의 개선 속도는 더디다는 평가가 제기됐다.
15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지난 4월에 발표한 ‘2014년도 건강보험환자 진료비 실태조사’ 연구 결과에 따르면 전체 건강보험 보장률은 전년 대비 1.2% 상승했지만 4대 중증질환 건강보험 보장률은 전년 대비 0.2% 오르는 데 그쳤다. 지나치게 낮은 약가로 혁신적인 신약 발매가 지연됨으로써 환자의 신약 접근성이 제한되고, 국민이 건강 증진 혜택을 제대로 받지 못한다는 우려가 연구 결과로 확인된 것이다.
2007년 8월에서 2015년 11월까지 약제급여평가위원회에서 결정된 사항을 토대로 분석한 결과, 2007년 8월 이후 전체적인 신약의 보험 등재 성공률은 74% 수준이나 이 중 희소질환 치료제와 항암제 등 상대적으로 혁신성이 강조되는 치료제군의 보험 등재 성공률은 각각 58%와 61%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다국적의약산업협회(KRPIA)의 ‘제약산업 발전과 환자 접근성 향상을 위한 약가제도 개선방안’ 연구보고서에서 정책개선 시 보험재정영향을 평가해 신약의 급여를 확대하더라도 안정적인 재정 운영이 가능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2008년부터 2015년까지 급여 신청을 했으나 등재되지 못한 항암제 및 희소질환 치료제를 비롯한 66개 품목을 모두 급여한다고 가정했을 때, 5년 후인 2020년의 누적 재정 증가 폭은 1% 내외인 약 1600억 원으로 계산됐다. 즉 현재 급여가 안 되는 신약에 대한 급여를 확대한다고 해도 재정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란 주장이다.
또 우리나라에서 시행하고 있는 약가관리제도는 약품비를 크게 절감해 현재 약가관리제도로 2016년부터 5년간 누적돼 2020년까지 절감되는 약품비는 약 1조4000억 원(전체 약품비의 8.4%)으로 추산됐다. 반면 주요 약가제도 개선으로 누적되는 재정 증가분은 2020년까지 약 5000억 원(전체 약품비의 3.1%)으로 추정됐다.
이번 연구를 진행한 헬스케어데이터통계분석 및 컨설팅사인 IMS의 김준철 전무는 “우리나라에서 시행 중인 약가관리제도는 사용량 약가연동제도, 실거래가 약가제도 등 10여 개의 약가인하제도가 복합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며 “이를 통해 절감할 수 있는 건강보험 재정이 신약 등재로 인한 재정 증가분을 크게 웃돈다”고 말했다.
제약업계는 신약의 위험분담제 및 경제성평가특례제도를 개선하고, 복잡하고 중복적인 약가 사후관리기전을 조정하는 방안을 포함하는 약가제도 개선이 필요한 것은 환자의 건강을 증진하는 측면뿐 아니라 제약산업 활성화를 위해서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성호 KRPIA 전무는 “오랜 연구 끝에 탄생하는 신약에 대해 적절한 가치를 보상해 주는 선순환 구조와 시장 환경이 조성되지 않는다면, 궁극적으로 국내 제약시장의 글로벌화에 차질을 빚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제약업계 전문가는 “건보재정 염려에 공감을 하지만 제안된 제도 개선안들은 현재 건보재정에 큰 부담을 주지 않고 시행 가능한 수준이다. 무엇보다도 국민의 건강과 미래성장동력으로서 제약산업 발전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5년간 5000억 원의 투자는 환산될 수 없는 가치를 갖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박민철 기자 mindo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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