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측 “라이프스타일 맞춰”
“외국과 비교해도 낮게 책정”

“CGV 비싼 프라임존 예매 높아
좌석당 430원 가격 인상 효과
롯데 프라임 시간 상영 집중
사실상 요금인상과 다름없어”


극장 ‘차등요금제’는 좌석별·시간대별로 영화 관람료를 다르게 적용하는 제도다. 현재 이 제도를 시행하는 멀티플렉스 체인은 CJ CGV와 롯데시네마 등 2개 업체다. ‘빅3’ 중 메가박스는 이 제도 도입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CGV는 지난 3월 3일부터 ‘가격 다양화’ 제도를 시행했다. 콘서트나 뮤지컬, 오페라, 스포츠 경기 등과 같이 극장 좌석 위치에 따라 가격을 차등화했고, 기존 4단계(조조, 주간, 프라임, 심야)였던 주중 시간대를 모닝(10시 이전), 브런치(10∼13시), 데이라이트(13∼16시), 프라임(16∼22시), 문라이트(22∼24시), 나이트(24시 이후) 등 6단계로 확대했다. 이어 롯데시네마도 4월 27일부터 ‘시간대별 차등요금제’를 세분화했다. 서울 주요 지점 기준 기존 조조(10시 30분 이전)와 일반(10시 30분 이후) 등 2개 시간대에서 조조(10시 이전), 일반(10∼13시), 프라임(13∼23시), 심야(23시 이후) 등 4개 시간대로 개편했다. 또 맨 앞열인 A열은 1000원의 좌석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CGV는 지난 2014년 1차 가격 다양화 제도를 도입하며 4단계로 나눴던 주중(월∼목요일) 시간대를 6단계로 확대했다. 2D 영화 기준으로 모닝 6000원, 브런치 7000원, 데이라이트 8000원, 프라임 9000원, 문라이트 8000원, 나이트 7000원이다. 또 3D 영화의 경우 모닝 8000원, 브런치 9000원, 데이라이트 1만 원, 프라임 1만1000원, 문라이트 1만 원, 나이트 9000원이다. 여기에 상영관의 관람 환경을 종합적으로 분석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좌석을 이코노미존(Economy Zone), 스탠더드존(Standard Zone), 프라임존(Prime Zone) 등 3단계로 구분해 가격을 차등화했다. 시간대별 가격을 기준으로 이코노미존은 1000원을 할인해 주며 프라임존은 1000원을 더 받는다.

특별관의 경우 이 제도를 상영관 특징에 따라 선택적으로 적용했다. 오감체험 상영관인 4DX와 연인석인 스위트박스는 좌석별 차등 없이 시간대별로만 가격을 나눴으며 좌석 위치에 영향을 많이 받는 스크린X, 스피어X 등은 좌석과 시간대 모두 차등화했다. 아이맥스도 좌석별·시간대별 가격 다양화를 적용했으며 전반적인 투자비용 상승을 이유로 프라임 시간대의 가격을 인상(스탠더드존 주중 1000원, 주말과 공휴일 2000원·프라임존 주중 2000원, 주말과 공휴일 3000원)했다.

CGV 관계자는 “앞쪽 좌석이 스크린에서 가까워 관객 선호도가 낮음에도 불구하고 동일한 관람료를 지불하던 기존 제도를 개선한 조치”라며 “2014년 7월 한국소비자원이 관객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상영관 내 좌석의 위치에 따라 관람료를 달리하는 차등요금제 도입에 대해 65%가 찬성 의견을 밝힌 바 있다”고 말했다.

롯데시네마의 시간대별 관람료는 주중 조조 6000원, 일반 7000원, 프라임 9000원, 심야 7000원이며 주말과 공휴일에는 조조 7000원, 일반 1만 원, 프라임 1만1000원, 심야 9000원이다. CGV처럼 좌석별 차등은 두지 않고, 조조를 제외한 모든 시간대에 맨 앞열인 A열은 1000원을 할인해 준다. 롯데시네마 관계자는 “시간대별로 차등요금제를 세분화해 주중 일반과 심야 시간대는 기존 관람료 대비 2000원 인하됐으며 주말과 공휴일 조조와 프라임 시간대는 1000원 인상됐고, 심야 시간대는 1000원 올랐다”며 “그 외 시간대는 기존과 동일한 관람료를 받는다”고 설명했다.

두 업체 모두 관람객의 라이프스타일을 고려했고, 선택의 폭을 넓혀 영화 관람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새 제도를 도입했다고 강조했다. CGV 관계자는 “모든 극장이 천편일률적인 가격을 제시하기보다는 고객 스스로 관람 상황에 맞춰 합리적인 선택이 가능하도록 폭을 넓혔다”며 “이를 잘 활용하면 관객들은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스마트한 영화 관람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롯데시네마 관계자도 “세분화된 차등요금제를 도입함으로써 고객이 상황에 맞게 보다 합리적으로 관람 시간을 선택할 수 있을 것”이라며 “주중 요금 인하가 주말로 편중되던 관객의 평일 관람으로 이어져 보다 쾌적하고 편안한 관람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영화계에서는 외국과 비교했을 때 국내 영화 관람료가 낮게 책정돼 있기 때문에 인상을 해서 제작사와 스태프들에게도 인상분이 돌아가게 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독일과 캐나다, 베트남 등에서는 이미 차등요금제를 시행 중이며 중국이 한국보다 영화 관람료가 높다.

하지만 관객들은 이를 변칙 인상으로 받아들이며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또 가격이 싼 좌석 관람권을 산 후 영화 시작 전 다른 자리로 이동하는 ‘메뚜기 관객’에 대한 비판도 나오고 있다.

3월 30일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는 3월 3∼9일 1주일간 CGV 5개 상영관(영등포·용산·강동·구로·왕십리)에서 오전 10시부터 오후 10시에 상영된 2개 영화(귀향·주토피아)에 대한 예매 현황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 가격을 내린 이코노미존보다 가격을 올린 프라임존의 예약률이 높아 점유 좌석당 430원의 가격 인상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센터 관계자는 “이코노미존은 관람하기 불편한 앞좌석 2∼3줄로 지정됐고, 프라임존은 중앙을 중심으로 광범위하게 구성돼 있다”며 “소비자는 관람료가 인상됐음에도 ‘울며 겨자 먹기’로 프라임 좌석을 구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다수 소비자는 극장 측에서 주장하는 소비자 혜택보다 가격 인상 효과를 체감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센터는 또 롯데시네마의 시간대별 차등요금제에 대해서도 “사실상 관람료 인상”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센터는 이 제도 첫 시행일에 서울 잠실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점에서 상영된 영화를 살펴본 결과, 87회 상영 중 프라임 시간대가 55.2%로 가장 많았으며 일반 시간대는 16.1%에 불과했다고 4월 28일 발표했다.

이에 대해 센터 관계자는 “롯데시네마에서는 ‘주말 관객을 주중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으나, 사실상 가격 인상이라는 소비자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멀티플렉스 업계는 국내 소비자들의 힘으로 대형화되고 글로벌화를 이뤘다”며 “그간 소비자의 공로와 기여도를 인지한다면 소비자와 소통하며 소비자 중심적 가치에서의 가격과 서비스 정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구철 기자 kcki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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