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안, 사실상 면전서 中비판

중국이 남중국해 문제를 두고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과의 협력을 추진했지만, 아세안 측의 반발로 결렬됐다. 중국과 아세안 측의 외교장관 특별회의는 공동기자회견도 무산되는 파행으로 끝났다.

15일 교도(共同)통신 등에 따르면 14일 중국 윈난(雲南)성 위시(玉溪)시에서 중국과 아세안의 외교장관 특별회의가 개최됐지만, 이날 오후 예정돼 있던 공동기자회견이 취소되고 공동성명도 발표되지 않는 파행으로 막을 내렸다. 교도통신은 “(국제회의에서) 공동기자회견이 취소되는 것은 이례적인 일로, (중국과 아세안이) 남중국해 문제로 격렬하게 대립해 협의가 결렬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앞서 필리핀의 비영리단체 회원들이 지난 12일 중국과 영유권 분쟁이 벌어지고 있는 스카보러 암초(중국명 황옌다오)에 상륙, 필리핀 국기를 게양한 일로 남중국해를 둘러싼 중국과 아세안의 긴장이 고조된 상태였다.

이번 공동기자회견 취소에 앞서 아세안 외교장관들은 독자적인 성명을 발표하고 “남중국해에서 일어나고 있는 사태는 무시할 수 없다”며 중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이들은 또 “우리는 유엔해양법협약(UNCLOS)을 포함해 전 세계가 인지하고 있는 국제법의 원칙에 따라 남중국해에서의 항행의 안전과 자유, 평화가 유지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성명에서 아세안 외교장관들은 중국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최근 공세적으로 남중국해 확장전략을 펴는 중국을 사실상 면전에서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말레이시아 외교부 측은 이번 성명 발표 후 ‘긴급한 수정’이 필요해 성명을 철회했다고 밝혔다.

이에 남중국해 문제에 대한 아세안 회원국들의 입장이 아직 하나로 조율되지 않은 상태로 보인다는 관측이 제기되기도 했다. 한편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은 이날 회의 연설에서 아세안 측에 협력을 제의했지만, 아세안 측은 결국 이를 수용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박준희 기자 vinkey@munhwa.com
박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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