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조(오른쪽 여섯 번째) 위원장 등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여야 위원들이 15일 첫 전체회의에 앞서 손을 맞잡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양승조(오른쪽 여섯 번째) 위원장 등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여야 위원들이 15일 첫 전체회의에 앞서 손을 맞잡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 ⑤ 국민 위한 ‘상시國會’ 체제로 <끝>

회기 3분의 1 일정협의 낭비
날짜 정해서 ‘무조건 개원’을

‘무노동 무임금 원칙’ 적용
무단결석 강력한 제재 필요

실적노려 무차별 법안 발의
‘페이고’ 의무화로 견제해야


20대 국회가 ‘일하는 국회’를 표방하며 개원했지만, 말이 아니라 실천을 위해선 현재 국회 운영 시스템을 개혁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본회의 날짜 등 의사일정을 둘러싼 소모적인 공방을 없애고, 의원들의 회의 참석을 강제화하며 ‘아니면 말고식’의 포퓰리즘 법안 남발을 막는 국회 제도 개혁이 선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국회가 365일 쉬지 않고 가동하는 상시국회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예측 가능한 캘린더 국회 = 19대 국회는 본회의 날짜와 각 상임위원회에서 다뤄야 현안 조율을 하는 데 임시국회 일정의 3분의 1가량을 소비했다. 교섭단체의 협의 결과에 따라 회의 일정이 좌지우지되면서 국회의원들은 회의가 언제 어떻게 열릴지 예측할 수 없었고, 그만큼 의정활동의 비효율성은 증가했다. 이에 따라 학계에서는 오래 전부터 상시국회를 위한 ‘캘린더 국회’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을 해 왔다. 캘린더 국회는 임시국회를 열 때마다 여야가 협상해 날짜를 정하지 말고, 아예 달력에 상임위와 본회의 날짜를 정해 놓고 그날이 되면 무조건 회의가 열리도록 강제하는 국회 운영 방식이다.

조원진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지난 5월 2일 원내대책회의에서 “본회의는 매달 셋째 주, 넷째 주 목요일에 개최하고, 무쟁점 법안 상임위 및 본회의에서 우선 처리하겠다”고 캘린더 국회 도입 의사를 밝혔다. 지난 2009년 한나라당 수석원내부대표인 김정훈 의원도 교섭단체 간 이견으로 국회 의사일정이 제때 이뤄지지 않을 경우 의장에게 권한을 부여해 일정을 정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국회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한 바 있다. 하지만 캘린더 국회는 여당이 의사일정에 합의하지 않는 야당을 압박하기 위한 카드로 사용되면서 법제화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김형준 명지대 인문교양학부 교수는 “선진국 대부분이 국회가 열리는 날짜를 미리 정해놓는 캘린더식 운영으로 상시 국회를 가동하고 있다”며 “하나의 쟁점에 모든 상임위를 연계시켜 국회 전체를 마비시키는 관행을 깨기 위해서라도 캘린더 국회 체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회의 결석 금지 = 현행 국회법에 따르면 국회의원이 회의에 참여하지 않을 경우 결석계를 제출해야 하며, 정당한 사유 없이 회의에 불참할 경우에는 1일당 입법활동비의 100분의 1에 해당하는 특별활동비를 삭감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삭감 금액이 하루 3만 원 수준으로 턱없이 적은 탓에 실제 회의 참석을 유도할 만큼의 제재 효과가 없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회의 무단 결석에 대한 보다 강력한 제제 방안을 입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19대 국회에서도 일한 만큼만 세비를 받는 ‘무노동 무임금’ 원칙을 적용하거나 성과·수당 등을 차등 지급하는 ‘국회의원 수당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 등이 발의됐지만 폐기되고 말았다. 원혜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4일 전체 회의일수의 4분의 1 이상 무단결석 시 해당 회기의 특별활동비 전액을 삭감하는 내용의 ‘국회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원 의원은 “국회의원의 회의 무단결석에 대한 제재를 강화해 국회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페이고’원칙 준수 = 입법 건수가 의원들의 의정활동 평가에 반영되면서 법안 실적을 높이기 위한 무차별 법안 발의가 문제가 되고 있다. 19대 국회에서 총 1만1647건의 법안이 발의됐지만 처리된 법안은 3157건(처리율 27.1%)에 불과했다. 쓰레기 법안이 넘쳐난 셈이다. 폐기된 법률안 가운데는 자신의 지역구에 수십억 원을 쏟아붓거나, 수백억 원의 재정이 필요한 복지 법안들도 적지 않았다. 의원들의 실적쌓기용 법안 남발을 막고 실현 가능한 법안 발의를 유도하기 위해 법 시행에 필요한 비용추계를 의무화하고 추가 재원조달방안을 의무적으로 담도록 하는 ‘페이고(Pay-go)’ 제도의 법제화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오는 9월 정기국회에서 페이고 제도의 입법화를 추진할 방침이다. 이정희 한국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국회의 입법권을 제한한다는 지적도 있지만, 국회의원들이 보다 실효성 있는 법안을 발의하도록 해 제대로 일하는 국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반드시 정착해야 할 제도”라고 말했다.

김다영 기자 dayoung817@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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