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몬스터’ ‘운빨 로맨스’… 성유리·황정음 연기력 탄탄
SBS ‘딴따라’ ‘미녀 공심이’… 걸스데이 혜리·민아 주인공
포털사이트 네이버와 다음 기준으로 ‘연기돌(연기+아이돌)’이라는 표현이 처음 기사에 등장한 건 2009년 7월이다. 당시 그룹 동방신기 멤버 3명이 나란히 연기에 도전한다는 기사가 게재됐다. 이후 연기돌이라는 표현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며 현재까지 관련 기사만 총 1만7352건(네이버 기준) 보도됐다.
당시만 해도 아이돌 그룹 멤버가 연기에 도전한다는 것은 일종의 특혜나 일탈처럼 비쳤다. 하지만 현재 방송 중이거나 하반기 방송을 앞둔 지상파나 케이블채널 드라마 중 연기돌이 주연을 맡은 작품은 무려 11편. 조연으로 연기돌이 참여하지 않은 드라마는 찾아보기 힘들 정도다. 아이돌 가수 출신 배우를 기용하는 것이 단순한 인기 편승이 아닌 대세로 자리잡았다는 의미다.
역대 tvN 월화드라마 중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2030세대의 전폭적 지지를 받고 있는 ‘또 오해영’(사진)의 주연 배우 3명은 모두 가수 출신이다. 에릭은 현역 아이돌 그룹 신화의 리더고, 서현진과 전혜빈은 각각 걸그룹 밀크와 러브의 멤버로 활동했다.
MBC 월화극 ‘몬스터’와 수목극 ‘운빨 로맨스’의 여주인공인 성유리와 황정음 역시 걸그룹 핑클과 슈가의 멤버로 왕성히 활동하던 이들이다. 두 사람 모두 가수 출신으로 혹독한 연기력 논란을 겪었지만 현재는 배우라는 수식어가 더 잘 어울린다.
현역 아이돌 가수들이 주연을 맡은 작품도 즐비하다. 황정음에 맞서는 SBS ‘딴따라’의 여주인공은 걸스데이 혜리의 몫이다. 같은 그룹의 또 다른 멤버인 민아는 SBS 주말극 ‘미녀 공심이’로 첫 주연자리를 꿰찼다. 하반기에는 미쓰에이 수지의 ‘함부로 애틋하게’(KBS2), 아이유의 ‘보보경심:려’(SBS), 제국의아이들의 박형식과 샤이니의 최민호가 출연하는 ‘화랑:더 비기닝’(KBS)이 바통을 이어받는다. 케이블 드라마 중에서는 2PM 옥택연의 ‘싸우자 귀신아’(tvN)와 씨엔블루 이정신의 ‘신데렐라와 네 명의 기사’(tvN), 서인국과 소녀시대 수영이 호흡을 맞추는 ‘38사기동대’(OCN) 등이 눈에 띈다.
최근에는 이들을 바라보는 대중과 업계 관계자들의 시선도 부드러워졌다. 안정된 연기력을 선보인 덕분에 “연기를 쉽게 생각한다”는 시선에서 비교적 자유로워졌기 때문이다. 이는 데뷔 전부터 연기 병행을 염두에 두고 노래와 춤 외에도 연기 수업을 따로 진행한 결과다. MBC 드라마국 관계자는 “유명 K-팝 가수들이 출연하는 드라마는 한류 콘텐츠로서 해외에서도 각광 받기 때문에 제작사와 방송사도 선호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아무리 인지도가 높아도 트레이닝을 통해 배우로서 기본적인 소양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며 “정통 배우들과의 균형 있는 캐스팅을 통해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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