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립 30주년을 맞는 한국종교인평화회의(KCRP)는 한국에서 세계인들이 부러워하는 종교 간 화합에 앞장서왔다. KCRP는 한국에도 신도가 늘고 있는 이슬람교의 회원 가입을 추진하고 있다. 사진은 2013년 종교화합주간 개막식에서 7개 종단 대표들이 화합을 다지는 모습.  자료사진
창립 30주년을 맞는 한국종교인평화회의(KCRP)는 한국에서 세계인들이 부러워하는 종교 간 화합에 앞장서왔다. KCRP는 한국에도 신도가 늘고 있는 이슬람교의 회원 가입을 추진하고 있다. 사진은 2013년 종교화합주간 개막식에서 7개 종단 대표들이 화합을 다지는 모습. 자료사진
서울 용산구 한남동 한국이슬람교 서울중앙성원에서 신도들이 예배를 드리고 있다.  자료사진
서울 용산구 한남동 한국이슬람교 서울중앙성원에서 신도들이 예배를 드리고 있다. 자료사진
30주년 맞는 한국종교인평화회의

한국종교인평화회의(KCRP)가 창립 30주년을 맞는다. 지역·계층 간 문제가 작지 않은 한국사회에서 종교 분야는 다른 나라들의 부러움을 살 만큼 큰 갈등 없이 교류와 협력을 이어왔다. KCRP의 30년간 활동이 그 바탕이 됐고, 정부도 그 중요성을 인식해 일부 재정적 지원을 해오고 있다. 1986년 창립된 KCRP는 개신교, 불교, 원불교, 유교, 천도교, 천주교, 한국민족종교협의회 등 국내 7개 종교가 회원 종단으로 참여하고 있다.

30주년 기념행사를 앞두고 지난 14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김영주(목사·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 대표회장 등 KCRP 관계자들은 중점 사업 중 하나로 이슬람교와의 교류를 들고, 이슬람교의 KCRP 회원 가입을 위한 그동안의 노력을 밝혀 관심을 모았다.

김 대표회장은 “지난 4월 한국이슬람교중앙회를 방문해 최영길 이사장과 이주화 이맘 등을 만나 이슬람교의 KCRP 회원 가입을 위한 협력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김광준(성공회 신부) KCRP 사무총장은 “아직 조심스러운 단계지만, 이슬람교가 세계적 종교이고 한국에도 이슬람교중앙회가 있는 만큼 종교 간 교류와 화합의 차원에서 회원 가입을 위한 노력을 해왔다. 안팎의 문제로 구체적 진전은 없지만, 그 가능성은 상당 부분 있다”고 말했다.

김 사무총장은 “KCRP는 2011년부터 ‘한국-이슬람 종교 간 대화 세미나’를 열어왔고, 이란, 터키 등 이슬람 국가와 정식 교류관계를 갖고 종교지도자 간 상호방문을 해왔다”고 전했다. 또 이라크에서 전쟁으로 다친 어린이들을 데려와 KCRP의 회원 종단이 운영하는 병원에서 수술치료를 해주는 등 좋은 관계를 맺어왔다.

하지만 넘어야 할 언덕이 많다. 가장 큰 장애는 이슬람교가 시아파와 수니파로 갈려 국가별로도 극심한 갈등을 빚는 것. 종단들이 참여하는 KCRP로서는 이슬람교 종파를 아우르는 대표성을 가진 종단이 필요하다. 아직 한국의 이슬람교도 대표성과 관련해 조직적으로 정리가 안 된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적으로 추진해온 할랄단지 조성조차 극렬히 반대해온 국내 보수 개신교의 반발도 예상되는 난관이다. 양덕창(한국천주교주교회의 전국위원회 부장) KCRP 중앙위원은 “종교 간 교류는 서로 선교의 자유를 허용하는 상호주의 원칙이 중요하다. 이슬람교의 타 종교에 대한 전반적인 배타성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슬람교의 회원 가입이 이뤄지면 KCRP는 동서양의 모든 주류 종교를 포함하는 세계적으로 보기 드문 단체가 되고, 한국의 이슬람교도 ‘종교적 시민권’을 얻는다는 의미가 있다. 장기적으로는 이슬람권 국가들에 한국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다. 통계는 없지만 국내 이슬람교 신자는 외국인 이주노동자가 늘면서 많게는 20만 명이 넘는다는 추정도 있다.

엄주엽 선임기자 ejyeob@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