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초는 물속에 잠겨 보이지 않는 바위나 산호를 말한다. 1982년 유엔이 제정한 ‘해양법에 관한 조약’은 자연적으로 형성된 섬만을 도서로 인정한다. 인공물 건설을 통한 인공섬과 간조 시에만 나타나는 암초는 섬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그러나 암초는 군사적·경제적으로 매우 중요한 가치를 갖는다. 영유권 분쟁이 일어나는 이유다.
필리핀 해안에서 230㎞ 떨어진 스카버러 섬(중국명 황옌다오·黃巖島). 1784년 이곳에서 난파된 동인도회사의 차(茶) 무역선인 스카버러(Scarborough)호에서 이름을 땄다. 면적 8.26㎡에 높이 1m 남짓한 크기로, 원이라면 지름 2.6m 정도다. 섬이라기보다 암초에 가깝다. 그러나 해저에 다량의 원유와 천연가스가 매장돼 있어 중국과 필리핀이 영유권을 다투는, 남중국해 대표적인 분쟁 지역이다. 2012년 4월 이후 중국이 실효 지배하고 있지만 필리핀은 자국의 배타적경제수역(EEZ) 내에 있는 섬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지난 14일에는 필리핀 청년 15명이, 물대포를 쏘는 등 중국 해경의 각종 위협에도 불구, 5시간의 대치 끝에 스카버러 섬에 헤엄쳐 올라가 필리핀 국기를 꽂으면서 다시 한 번 주목 받았다.
중국은 스카버러 섬과 함께 남중국해 분쟁 도서 지역인 난사군도(南沙群島·필리핀명 칼라얀군도), 시사군도(西沙群島·베트남명 호앙사군도)를 기원전 2세기 한(漢) 무제 때부터 개발해 주권을 행사해왔다고 주장하고 있다. 중국은 연내에 스카버러 섬을 매립해 활주로 등이 포함된 전초 기지를 만들어 미국과 필리핀의 군사 공조에 대응할 계획을 갖고 있다. 애슈턴 카터 미국 국방장관은 최근 싱가포르에서 열린 제15차 아시아안보회의에서 스카버러 섬 매립 공사를 강행하면 “미국과 다른 국가들이 행동에 나서게 될 것”이라고 강하게 경고했다.
이어도는 제주 마라도에서 서남쪽으로 149㎞에 위치한 암초로 2003년 해양과학기지를 건설하는 등 한국이 실효적 지배권을 행사하고 있다. 중국도 쑤옌자오(蘇巖礁)라 부르며 영유권을 주장한다. 독도의 경우엔 6·25전쟁이 한창이던 1953년 일본이 실효지배를 위해 수차례 침탈을 시도했으나 울릉도 청년 33명이 독도의용수비대를 조직, 3년 8개월간 목숨 걸고 지켜냈다. 언제 중국·일본과 충돌이 벌어질지 모른다. 이를 지킬 수 있는 물리력과 외교력을 겸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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