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식회계 묵인·개입 확인땐
책임 수위는 더 높아질 전망
산업은행 회장으로서 대우조선해양 부실을 막지 못한 ‘직무 태만’의 책임자로 홍기택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부총재의 거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감사원은 홍 부총재가 회장 재임 기간에 산은이 분식회계 의혹을 미리 감지하지 못했다고 지적, 앞으로 금융감독원의 대우조선해양 분식회계 감리와 검찰 수사 결과에 따라 홍 부총재의 책임 수위가 높아질 전망이다.
16일 감사원, 금융위원회 등에 따르면 감사원은 “홍 부총재가 지난해 말 대우조선해양 임직원에게 격려금을 부당 지급하는 과정에서 묵인했다”고 밝혔다.
이를 바탕으로 감사원은 홍 부총재 등 3명의 전·현직 임원에 대한 감사 결과를 인사 자료로 활용하도록 금융위원회에 통보했다.
대우조선해양이 지난해 3조 원대 당기순손실을 냈는데도 그해 대우조선해양 직원에게 성과급 성격의 격려금 877억 원을 부당하게 지급한 데는 홍 부총재의 책임도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드러난 산은의 대우조선해양 관리 부실 책임에 비춰 봤을 때 ‘인사 자료 활용’ 통보는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지적이다.
금융권에선 1조5000억 원 규모로 추정되는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분식회계 의혹이 사실로 확인되지 않은 만큼 감사원이 홍 부총재에게 드러난 사실에 대해서만 한정해 책임을 물은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금감원은 대우조선해양 분식회계 의혹에 대해 감리를 진행하고 있다. 분식회계 과정에서 홍 부총재가 사실을 알고도 묵인했거나, 적극적으로 개입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는 또 검찰 수사에서 드러날 부분이다. 아울러 재임 기간을 고려했을 때 대우조선해양의 분식회계 의혹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홍 부총재에게는 더 큰 책임을 물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홍 부총재는 2013년 4월부터 2016년 2월까지 산은을 이끌었다. 대우조선해양 분식회계 의혹은 2013년부터 2014년까지로, 홍 부총재의 산은 재임 기간과 겹친다.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홍 부총재는 현재 AIIB의 ‘리스크(위험) 담당’인 것으로 확인됐다. 산은의 부실관리로 문책 대상이 된 인사가 국제기구에서 리스크 관리를 제대로 할 수 있겠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윤정선 기자 wowjot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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