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가덕도 어디로 결정돼도
양쪽 연결 교통인프라 갖추면
사실상 경제효과 큰 차이 없어
투명한 공개로 후유증 줄여야

전문가들 “지역이기주의 아닌
백년대계 국책사업서 접근을”


“영남권 신공항은 국가 백년대계의 장기적 입지를 고려해야 합니다. 과열된 지역 이기주의와 분열은 이제 그만두고 상생을 모색해야 할 때입니다.”

영남권 신공항 입지 선정 발표가 내주로 다가온 가운데 가덕도와 밀양을 각각 지지하는 부산과 대구·경북 간 감정대결에서 벗어나 상생발전의 해법을 찾자는 ‘지혜의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선정이든 탈락이든, 극도로 과열된 진흙탕 싸움으로 인한 후유증 때문에 결국 주민들이 최종 피해를 보거나 심각한 국론 분열의 후유증을 남길 수 있어 발표 전부터 미리 공존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대형 국책사업 유치에 앞선 지역 갈등의 전철을 이번 기회에 뿌리 뽑도록 정부도 투명하고 공정한 정보 공개와 후속 보완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두 지역의 ‘양심파’ 시민들과 전문가, 교수 등은 16일 “대규모 국책사업을 앞두고 항상 유치 경쟁이 치열했지만 이번만큼은 서로 상호비난을 자제하고 이성적으로 대처해 상생해결의 본보기 선례를 남겨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감정을 앞세운 ‘우물 안 개구리’식 지역 소리(小利) 추종은 신공항 건설의 대의명분에 어긋나고, 향후에도 오랜 앙금을 남길 가능성이 커 인프라 건설로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더 많다는 의견이다.

정모(53·대구 수성구 수성동) 씨는 “수도권 중심에서 탈피한 국토균형 발전을 위해 영남권 신공항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밀양 아닌 가덕도로 결정되더라도 연결 교통망 등 대구에서 수월하게 이용만 할 수 있다면 공동발전을 이룰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박모(52·부산 해운대구 우동) 씨도 “가덕도든 밀양이든 조금 이동해 접근하면 지역적으로 큰 차이가 없다”며 “정치권과 지자체가 ‘죽기 아니면 살기’ 식으로 모든 수단을 동원하고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꼴도 볼썽사납다”고 우려했다. 이밖에 “공항 하나 유치하려다 지역 분열과 반목이 계속되면 너무 큰 피해”, “한 곳이 선정되면 다른 쪽 반대급부 개발사업도 나왔으면 좋겠다”는 의견도 많았다.

해양수산부 장관과 부산시장 권한대행을 역임한 오거돈 동명대 총장은 “김해공항의 포화상태를 해결하기 위한 대체공항 설립에 여러 지자체가 한꺼번에 뛰어들면서 첫 단추가 잘못 끼워진 것”이라며 “10년 이상 지역대결로 간 것은 표를 의식한 정치권의 잘못이 크다”고 진단했다. 오 총장은 “최대한 투명, 공정하게 점수 배치표와 산정기준 등 세부적인 모든 정보를 명명백백하게 공개해야 후유증을 줄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노동일 전 경북대 총장도 “탈락 지역은 극심한 후유증이 남겠지만 해당 지역은 물론 정부도 합심해 열패감을 극복해야 한다”며 “대형 국책사업에 대해 정부가 강한 의지를 갖고 객관적 평가를 했다면 필연적으로 따라올 갈등과 분열 역시 해결할 능력과 의사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허희영 한국항공대 교수는 “신공항 건설은 10조 원이 아니라 15조 원, 혹은 18조 원 이상이 드는 사업으로 사업비 산정도 아직 불확실하고 이런 대형 국책사업이 실패할 경우 국민 부담으로 남는다”며 “정부는 신중히 결정하되, 영남권도 상호 상처를 남기지 않는 상생방안을 지금부터라도 찾아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 = 김기현·대구 = 박천학 기자 ant735@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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