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불가리아 외교장관 회담

“대북제재 국제공조에 협력”
신규 비자발급 등 중지 전망
동유럽 대북 봉쇄외교 속도


정부가 북한의 동유럽 해외노동자 파견을 통한 달러수입 ‘돈줄’ 등을 차단하기 위해 불가리아를 교두보로 강력한 대북봉쇄외교에 나섰다. 불가리아도 한국정부의 이 같은 정책에 적극적으로 동참한다는 입장이다.

폴란드를 비롯해 유럽 2∼3개국이 북한 해외노동자들에 대한 신규 비자발급을 중단한 상황에서 북한의 동유럽 외교 관문 국가인 불가리아까지 비슷한 조치를 취하고 외화벌이 경로를 차단할 경우 북한이 느끼는 심리적 부담이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다른 유럽국가에서도 북한 해외노동자 불법근로와 임금착취 문제를 겨냥한 대북 압박 외교 강화에 나설 방침이다.

다니엘 미토프(오른쪽 사진) 불가리아 외교장관은 15일(현지시간) 윤병세(왼쪽) 외교부 장관과의 회담에서 북한의 핵 실험·미사일 발사를 강력히 규탄하고 “북한의 해외노동자 문제에 대한 한국의 우려에 공감하며 불가리아 측도 국제 공조 노력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정부 관계자는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후속 조치를 취하겠다는 의미”라며 “최근 유럽 내 2∼3개국이 북한 해외노동자들에 대한 신규비자발급 등 대응조치를 시행 또는 검토하고 있는데 이런 식의 조치를 취할지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불가리아 내 북한 해외 근로자들은 수십 명 수준으로 많지는 않지만 동유럽 국가들끼리는 정보공유가 수시로 이뤄지고 다른 나라들도 불가리아의 정책에 보조를 맞출 가능성이 높다.

주로 동유럽에서 활동하는 유럽 내 북한 해외노동자들로부터 북한이 벌어들이는 돈이 연간 2조 원 안팎이라는 최근 연구결과(네덜란드 라이덴대 렘코 브뢰커 교수) 등을 고려하면 파급효과가 적지 않을 전망이다. 당국자는 “유럽 내 북한 공관에서 외교관이 면세품을 사고팔아 수익을 내는 등 불법 외화벌이 행위가 종종 있었는데 이에 대해서도 불가리아가 강력한 단속 의지를 보이고 있고 다른 동유럽 국가들에도 시사하는 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불가리아 북한 대사관이 발칸 지역 4개국(몬테네그로, 알바니아, 터키, 마케도니아 )까지 겸임 주재하는 상황에서 앞으로 북한의 동유럽 내 입지는 더욱 좁아질 전망이다. 불가리아의 대북 압박이 주변 국가로 확산될 경우 북한으로서 이를 저지할 현실적 수단도 마땅치 않다. 북한은 지난해 신임 주불가리아 대사로 외무성에서 유럽 관련 업무를 총괄했던 유럽국장을 지낸 차건일 대사를 발령하는 등 동유럽 거점국인 불가리아와의 외교관계 관리에 공을 들여왔지만 충격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인지현 기자 loveofall@munhwa.com
인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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