市, 자격명시 조례 입법예고
“방만경영 부추길것” 우려도


서울시가 국내 최초로 산하 공공기관에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근로자이사제의 구체적인 윤곽을 내놨다. 시는 공청회와 시의회 심의 등을 거쳐 오는 10월 도입할 계획인데 타공공기관과 민간으로 영향이 확대되면서 “방만 경영을 부추길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시는 근로자이사의 자격을 ‘해당 기관에서 5년 이상 근무한 사람’으로 명시한 조항 등을 담은 ‘근로자이사제 운영에 관한 조례안’을 16일 입법예고했다. 조례안에 따르면, 근로자이사는 해당 기관에 5년 이상 근무한 사람으로서 남은 재직기간이 근로자 이사 임기(3년)보다 짧으면 안 된다.

문제는 이번 근로자이사제의 도입이 이해 당사자와의 충분한 논의 없이 졸속으로 이루어졌다는 것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난해 서울지하철을 운영하는 서울메트로와 서울도시철도공사의 통합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노조의 반발을 무마하기 위해 근로자이사제를 도입하려고 했다. 시는 통합공사에 근로자이사제를 도입해 장·단점을 살펴본 후 산하 19개 기관에 확대·적용할지를 결정할 계획이었지만, 서울메트로 노조의 반대로 공사 통합이 무산되면서 서울시 전 산하기관에 도입하기로 전격 결정한 것이다.

이 같은 서울시의 행보에 재계에선 “공기업 방만 경영을 초래해 결국 국민에게 부담이 전가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독일, 스웨덴 등 유럽 국가들이 근로자이사제를 채택하고 있다고 하는데 독일은 전체 기업 중 주식회사가 1%에 불과한 반면, 우리나라는 95%에 이르는 등 기업 지배구조가 전혀 달라 무분별한 도입 시 부작용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노기섭 기자 mac4g@munhwa.com
노기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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