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韓 수백개 기업과 맞먹어
‘韓기업 현금 많다’는 오해
사내유보금은 회계용어 아냐
지난해 미국 이익 잉여금(사내 유보금) 상위 25개 회사의 이익 잉여금 합계가 같은 기간 우리나라 시가총액 500개 기업(금융회사 제외)의 이익 잉여금 합계보다 3배 이상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역시 1.11배였다. 다른 나라 기업들과 비교해보면 우리 기업들의 이익 잉여금 규모가 흔히 알려진 것처럼 그다지 많지 않은 것이다.
16일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시총 500개 기업 중 이익 잉여금 상위 25개 기업(비금융)의 이익 잉여금 합계액은 약 2조 445억 350만 달러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유회사 엑슨모빌이 4124억 4400만 달러로 1위를 차지했고 셰브론, IBM, GE, 존슨앤존슨 등이 그 뒤를 이었다. 반면 지난해 금융회사를 제외한, 우리나라 시총 500개 기업의 이익 잉여금 합계액은 6058억 9600만 달러였다. 미국 기업 25개사의 이익 잉여금 합계가 우리나라 500개 기업의 이익 잉여금 합계보다 3.37배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일본 이익 잉여금 상위 25개 기업(비금융)의 이익 잉여금 합계액은 6711억 240만 달러로 우리나라 500대 기업(비금용) 전체 이익 잉여금 합계액의 1.11배인 것으로 나타났다. 토요타 자동차, 혼다 자동차, NTT, NTT도코모, 닛산 자동차 등이 일본에서 이익 잉여금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 회사들이었다.
같은 기간 중국 이익 잉여금 상위 25개 기업(비금융)의 이익 잉여금 합계액은 4569억 4270만 달러였다. 우리나라 500대 기업(비금융) 전체 이익 잉여금 합계액의 75% 수준이었다.
김윤경 한경연 부연구위원은 “전 세계 기업들을 분석할 때 이익 잉여금이 줄어드는 경우는 흔치 않고 투자를 많이 하고 고용을 많이 한다고 해서 이익 잉여금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라며 “우리 기업들의 이익 잉여금의 절대액과 증가속도가 다른 나라 기업에 비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우리 기업의 이익 창출능력이 줄어들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우려스럽다”라고 말했다. 한편 최근 정치권을 중심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사내 유보금은 회계용어가 아니다. 이익 잉여금은 기업의 당기 순이익에서 배당을 한 뒤 남은 금액의 누적액을 말한다. 이익 잉여금에는 현금, 단기 금융상품, 단기 투자증권 등 현금성 자산뿐 아니라 설비투자, 토지, 원재료 등 실물자산 그리고 금융자산 등이 포함돼 있다.
김 부연구위원은 “사내 유보금 용어는 혼란을 유발할 수 있어 이익 잉여금 혹은 이익 잉여금 누계액으로 바꿔 쓰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유회경 기자 yoolog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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