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다이애나비 행보 따라가

영국 윌리엄 윈저 왕세손(34)이 게이 잡지의 표지를 장식한 왕실의 첫 인물이 됐다. 최근 미국 올랜도 총기 난사 사건으로 성소수자 문제가 불거지자 이들에 대한 차별과 따돌림을 없애자는 취지에서 표지 모델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15일 뉴욕타임스(NYT), 가디언에 따르면 영국 게이 잡지 애티튜드는 7월호 표지 모델로 윌리엄을 선정하고 짤막한 인터뷰를 소개했다.(사진) 흰 셔츠를 입고 환하게 웃고 있는 그의 사진 옆에는 ‘역사를 쓰다, 윌리엄 왕세손과 만난 애티튜드’라는 글귀가 실렸다. 윌리엄은 잡지와의 인터뷰에서 “누구도 성적 취향이나 다른 어떤 이유로 괴롭힘을 당해선 안 된다”며 “성소수자들이 그들 스스로를 자랑스러워해야 하고 결코 부끄러워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그가 표지 모델로 등장하게 된 것은 최근 애티튜드 측에 성소수자 회원들을 켄싱턴 궁으로 데려오도록 부탁하면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윌리엄은 잡지 측의 소개로 성소수자 몇 명을 켄싱턴 궁으로 초대해 그들이 겪는 정신적 고통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고, 이를 계기로 표지 모델을 수락하게 됐다. 현재 그는 부인 케이트 미들턴 왕세손비, 해리 왕자와 함께 정신적 문제로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거나 대화를 권장하는 ‘헤즈 투게더(Heads Together)’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윌리엄은 성소수자들과의 만남 이후 “내가 만난 젊은 게이, 레즈비언, 트랜스젠더들은 자신에 대해 용감하게 말할 수 있고, 끔찍한 차별을 당하는 사람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사람들이었다”며 “그들의 긍정적인 모습은 도처에 있는 괴롭힘들을 바로잡을 수 있을 거란 용기를 줬다”고 말했다.

영국 왕실이 소수자들을 대변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1987년 윌리엄의 어머니인 다이애나 왕세자비도 사람들이 기피하는 에이즈 환자와 손을 잡는 등 접촉을 마다치 않아 감동을 줬다. 보스턴대의 아리안느 셔녹 교수는 아들인 윌리엄이 다이애나비의 행보를 따라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손고운 기자 songon11@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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