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는 저만 간다는 게 어색하고 의아했는데, 갔다 오고 나니 담임 선생님하고 더 친밀해진 것 같아 정말 좋았어요.”
지난달 21일 경남 양산시 영축총림 통도사에서 1박 2일 템플스테이 체험으로 진행된 ‘사제동행 힐링캠프’에 다녀온 울산 내황초교 김윤철(가명·12) 군은 선생님과 함께한 소중한 추억을 이렇게 회상했다. 윤철 군은 “특히 108배 할 때 담임 선생님이 ‘윤철아, 너는 할 수 있어. 힘내’라고 말씀해 준 게 기억에 남는다”면서 “제가 살집이 있어 절하는 자세가 계속 흐트러지고 힘들어 했거든요”라고 쑥스러워했다.
울산광역시 교육청 후원으로 진행된 이번 행사는 1대 1 사제 간 결연을 한 내황초교 학생 5명과 교사 5명이 마음을 열고 속얘기를 나눌 수 있는 시간을 갖기 위해 마련됐다.
울산시교육청은 지난달부터 학교당 100만 원씩을 지원해 사제 존중 풍토를 다질 수 있는 ‘사제동행 힐링캠프’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내황초교 행사는 특히 한 반에서 1명의 학생이 담임 선생님과 함께 템플스테이에 참여해 자신을 되돌아보고 서로의 마음을 나눌 수 있었다는 점에서 교사와 학생 모두에게 높은 만족도를 선사했다. 내황초교는 지난 3월부터 본교 학생들 가운데 다문화가정 아동이나 자존감이 떨어지는 학생 등을 대상으로 ‘사제 간 1대 1 결연 제도’를 도입해 시행해오고 있다. 평소 학교에서 선생님과 얘기를 나눌 기회가 적었던 학생들은 담임 선생님과 함께 산 속의 절에서 하룻밤을 보내면서 마음속 깊은 이야기를 털어놓을 수 있어 좋았다고 입을 모았다.
정민경(가명·11) 양은 “108배를 하거나 새벽 3시에 일어나야 했을 때는 무척 힘들었는데, 막상 다 해내고 나니 정말 뿌듯했다”고 밝혔다. 감정 표현이 다소 서툴렀던 민경 양은 이번 행사 이후 수업 시간마다 일부러 선생님과 눈을 마주치며 웃거나, 선생님에게 먼저 다가가 말을 거는 일이 부쩍 늘었다고 한다.
최성훈(34) 내황초교 교사는 “특히 국사를 배우고 있는 6학년 학생들은 통도사 문화재 설명을 들으며 신라시대 이야기 등이 나오자 즐거워해 그 모습을 지켜보는 교사들도 덩달아 뿌듯해졌다”고 말했다.
최 교사는 또 “아이들을 지도하다 보면 아이들에게 선생님은 강하고 엄한 존재로만 비치곤 하는데, 이번 행사에서 ‘사실은 우리도 속상한 점도 있고 도움을 요청하고 싶은 부분도 있다’고 솔직하게 얘기해 공감대가 형성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이상연(여·38) 교사는 또 “학생과 교사 모두 집을 벗어나 공기 좋은 곳에서 서로를 위한 얘기들을 솔직하게 나눌 수 있어서 굉장히 좋았다”고 말했다. 이 교사는 “대부분 90분씩 시간이 배정된 활동들이 60분 내로 끝나는 경우가 많아 다른 일반인 참가 가족들은 방 안으로 들어가 쉬거나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곤 했지만, 우리 교사들은 오히려 그 빈 시간 동안 아이들을 절 바깥의 자연 속으로 끌어내 더 진솔한 대화들을 나누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신두범 울산시교육청 장학사는 “심사위원단 평가 결과 내황초교의 템플스테이 기획안이 초등학생 나이에 맞게 사제 존중 풍토를 다질 수 있는 내용을 담고 있다고 판단해 지원을 결정했다”며 “앞으로 오는 9월까지 계속될 각 학교의 사제동행 힐링캠프 실시 내용을 바탕으로 교권 회복과 사제 간 친밀감 형성의 우수 사례에 대한 보고회를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리안 기자 knr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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